카타르 LNG 차질 현실화…한국 에너지 시장 ‘가격 리스크’ 커진다

산업 / 최성호 / 2026-03-12 08:09:48
셸 불가항력 선언에 글로벌 LNG 공급 흔들…전력·도시가스 비용 상승 압력
▲이라크 바스라 지역 유전 모습./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한국 에너지 시장의 가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LNG 거래업체 셸이 카타르에너지(QE)에서 구매하는 LNG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아시아 LNG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당장 국내 가스 공급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LNG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전력과 도시가스 요금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셸은 카타르에너지로부터 공급받는 LNG 계약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책임을 면하기 위해 발동되는 조치다. 앞서 카타르 역시 주요 LNG 생산시설 가동 중단과 함께 일부 계약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LNG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는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수입국의 장기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카타르산 LNG는 가격 경쟁력이 높고 장기 계약 비중이 커 아시아 시장의 안정적인 공급 축으로 평가된다.

한국 역시 카타르 의존도가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LNG 수입 가운데 약 15% 안팎이 카타르산이다. 한국가스공사(KOGAS)를 중심으로 호주와 미국,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공급선을 확보하고 있지만 카타르 공급 차질이 길어질 경우 현물 시장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현물 시장 가격이다. LNG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구조다. 중동 긴장이 고조될 경우 아시아 현물 LNG 가격(JKM)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사례가 과거에도 반복됐다. 

 

카타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 LNG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조달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전력과 도시가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발전용 연료 가운데 LNG 비중이 높은 국가다. LNG 가격이 상승하면 발전 원가와 전력 도매가격이 함께 올라가고 이는 결국 한국전력의 비용 부담 확대와 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시가스 요금 역시 국제 LNG 가격을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구조다. 따라서 LNG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요금 조정 과정에서 가계 에너지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단기적인 공급 위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대형 LNG 저장시설과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일정 수준의 비축 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와 미국 등에서 확보한 장기 계약 물량도 완충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 변수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의 지속 여부다. 둘째는 카타르 LNG 생산과 운송 정상화 시점이다. 카타르 에너지 당국은 전쟁 종료 이후에도 LNG 운송 정상화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공급 차질보다 LNG 가격 상승이 더 큰 변수”라며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과 전력 시장 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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