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경제부총리·KDI 하반기 경기 낙관적으로 전망
경기 회복 위해 기업 생산·투자·수출 늘게 해야
정부가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을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모습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올 하반기 경제가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데 이어 국책연구원인 KDI(한국개발연구원)도 11일 부진의 늪에 빠진 경기가 조만간 저점을 지나 반등할 가능성을 내비첬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6% 조만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면서도 당초 예상한 ‘상저하고’(上底下高) 경기 전망을 고수한 셈이다.
KDI의 긍정적 경기 전망은 구체적이다.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초점을 둔다. 수출이 줄긴 했지만,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경기 부진이 심화하지는 않았고, 소비 심리와 물가도 양호하다는 점에서 다.
하지만 민간 부문이 바라보는 하반기 이후 경기는 밝지 못하다. 주요 기업들마다 비상경영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처인 셈이다.
대한상의가 엊그제 전국 제조기업 302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그렇다.
3% 대 기준금리가 7개월째 이어지면서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7곳은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4월 제조업 재고율도 전달에 비해 13.2%포인트 증가한 것은 기업들의 재고 부담이 그만큼 커진 것인데, 경기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부진한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15개월 째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 부진, 특히 반도체 수출 침체 탓이다. 하반기 경기 반등에 기업이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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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잇단 하향 속에 정부 예상대로 반기 경기 가 나아질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 성장 전망치 하향에 ‘상저하고’ 가능할까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잇달아 낮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통화기금(IMF)·KDI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1.4%를 한국경제연구원은 1.3%를 각각 제시했다.
올해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투자 위축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KDI는 그러면서도 “지난달은 내수 부진 완화로 급격한 경기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고, 이달에는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부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중국 리오프닝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반도체 경기도 3·4분기로 가면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이러려면 선결 과제도 적지 않다. 중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거나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하반기에도 경기가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제조업 수출 실적 개선 여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 4월 제조업 재고율이 130.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정부도 조만간 당초 1.6%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이는 상반기 경기 부진을 반영하는 것이지 하반기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뜻은 아니다.
■ 하반기 비상경영 전략 마련하는 대기업
기업들은 복합위기에 따른 경기 부진 예상에 하반기 비상경영 전략을 짜는 등 경영 위기 대처에 전사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실제로 상당수 대기업이 비상경영을 선언했거나 시행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투자와 고용 위축, 생산량 축소 등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직원들이 부문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SK그룹도 오는 15일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023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또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고 미래 사업 점검에 나섰다.
■ 경기 회복 위해선 기업 역할 중요해
기업들은 비상경영 가동의 원인인 글로벌 경제위기가 단시간 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때문에 부진한 경기를 조속히 회복하려면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 고용 등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처가 필요하다.
이의 일환으로 환율 등 금융시장 안정, 규제 완화,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어려움 해소,노동시장 개혁 등을 바라고 있다.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 중요한데 ”현재 설비 투자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KDI의 평가는 시사적이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늘리도록 하려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38개국 중 경쟁력이 34위에 머물고 있는 법인세 개편을 비롯해 규제 혁파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반도체와 2차전지, 전기차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바이오, AI,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도 초격차 기술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기 침체를 막고, 부진에 빠진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게 하려면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늘리고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하고 적극적인 역할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승섭 대기자/토요경제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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