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판 회사”보다 “잘 남긴 회사”…현대차그룹, 폭스바겐 제친 배경은 현지화·믹스·관세 방어

산업 / 최성호 / 2026-03-11 07:41:33
현대차그룹 판매 3위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은 첫 글로벌 2위
2026년엔 미국 관세 재확대 가능성과 중국 전기차 공세가 최대 변수로 부상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량 3위를 유지하고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처음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미국 관세 부담과 중국 시장 경쟁 심화라는 악재 속에서도 현지 생산 확대, 고수익 차종 판매 강화, 가격 방어 전략이 맞물리며 수익성 중심 체질 전환이 숫자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사진=연합뉴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실적은 외형보다 내실에서 더 의미가 크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도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은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도요타에 이어 글로벌 2위에 올라섰다. 완성차업계 경쟁 구도가 단순 판매 대수 경쟁에서 수익성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현대차그룹의 체질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에는 제품 믹스 개선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과거처럼 물량 확대에만 집중하기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등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차종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 왔다. 

 

판매 대수는 경쟁사보다 적더라도 대당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더 이상 단순한 가성비 제조업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상품성을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업체로 올라섰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국 관세 충격을 상대적으로 잘 방어한 점도 이번 실적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은 글로벌 완성차업체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재고 조정, 공급 전략 재편으로 비용 증가를 일정 부분 흡수했다. 실제로 관세 부담 규모가 적지 않았음에도 폭스바겐그룹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생산 거점 운영과 시장 대응 속도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폭스바겐그룹은 미국 관세 부담에 더해 중국 시장 부진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그룹을 앞섰지만,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오히려 밀린 셈이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전동화와 지역 블록화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단순 판매 확대보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차를 얼마에 파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도요타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현대차그룹의 위치는 분명히 달라졌다. 도요타는 여전히 압도적인 판매량과 수익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관세와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지켜냈다. 

 

이는 단기적인 환율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다. 상품 포트폴리오, 브랜드 전략, 생산 현지화, 비용 통제 역량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까다로운 국면이 예상된다. 중동 리스크에 따른 물류·원자재 부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 미국 보호무역 기조 강화 가능성이 동시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 글로벌 2위’가 일회성 성과에 그칠지, 구조적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지는 올해 전략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하나로 모인다. 현대차그룹이 관세와 경쟁 심화 국면에서도 지금의 수익성을 지켜내며 글로벌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 할 수 있는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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