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법 위의 기업’ 오명 벗을 수 있을까 , 검사 양심고백에 공정위 제재까지

유통·소비재 / 최성호 / 2025-10-19 07:04:23
퇴직금 외압 폭로에 ‘와우멤버십 제재’까지 겹악재…노동·공정·정치 전방위 포화
“검찰도, 노동부도, 쿠팡도 책임 회피”…국감 핵심 타깃으로 몰린 ‘거대 플랫폼’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기후에너지환경고용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쿠팡이 올해 국정감사의 최대 ‘폭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현직 검사의 양심고백으로 촉발된 ‘퇴직금 외압 의혹’이 검찰개혁 이슈와 맞물리며 정치권까지 번지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와 과로사 논란까지 겹치며 쿠팡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성장 신화’로 불리던 쿠팡이 이제는 ‘법 위의 기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2010년 창업 이후 ‘로켓 성장’으로 불리던 쿠팡이 올해 들어 전방위 비판에 직면했다. 매출 32조 원, 영업이익 6천억 원의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퇴직금 미지급·과로사·불공정 영업·외압 의혹 등 온갖 문제들이 얽혀 있다.

논란의 불씨는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터졌다. 문지석 부장검사가 증언대에 올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덮으라는 검찰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한 것이다.

문 검사는 “핵심 증거가 의도적으로 누락됐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 증언은 곧바로 정치권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래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며 “쿠팡 외압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밝히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올해 1월 쿠팡 측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4월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현직 검사의 양심선언은 검찰과 재벌기업 간 유착 의혹에 불을 붙였고, 쿠팡은 즉각 정치적 ‘타깃’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쿠팡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를 발표했다. 

 

쿠팡이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에서 최소 4만8천 명 이상 소비자를 유인하고, 할인 혜택을 허위·과장 광고했으며, 쿠팡플레이·쿠팡이츠를 끼워팔기 형태로 강제 결합시켰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쿠팡이츠 또한 입점 음식점에 ‘최혜대우 조항’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도 별도 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마디로 “플랫폼 권력을 남용해 소비자와 입점 업주 모두를 옥죈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김앤장·전직 관료까지 포진”…노동계 “흡혈귀 기업” 맹공

쿠팡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공정위, 산업부 등 전직 관료 출신 10여 명을 대거 영입했다는 사실도 논란을 키웠다.


진보당 A의원은 “쿠팡은 기득권 카르텔 속에서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며 “영업정지라도 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쿠팡 노동자들의 과로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1일, 대구 지역 쿠팡 배송기사 A씨(45)가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또다시 과로사 논란이 불붙었다.
 

노동부는 “특별 근로감독이 필요한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쿠팡은 이번 국감 시즌 동안 기후환노위, 산자위, 과방위, 농해수위 등 무려 4개 상임위에 증인으로 줄소환됐다.
 

정무위원회는 미국 체류 중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오는 28일 종합감사 증인으로 다시 부르겠다고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이미 과방위와 산자위에 출석해 “불공정 수수료 논란, 정산주기 문제, 납치형 광고 문제” 등에 대해 해명했지만, 여야의 질타는 멈추지 않았다.

쿠팡은 한때 ‘혁신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법과 윤리를 무시한 ‘갑질의 상징’으로 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노동자의 퇴직금은 ‘비용’으로, 소비자 기만은 ‘마케팅’으로, 공정위 제재는 ‘리스크 관리’로 계산하는 기업 문화가 문제의 본질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법을 준수하는 대신, 법을 관리 대상으로 취급한다”며 “이대로라면 쿠팡의 성장은 사회적 신뢰를 담보로 한 착취가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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