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B 환율전망 낙제…6개월새 100원 급등

경제·금융 / 이덕형 / 2026-01-18 05:58:59
6개월 새 100원 상향·연말 전망도 80원 오차…“전망 아닌 사후 추종” 비판 확산
▲은행 딜링룸 모습/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제시한 원·달러 환율 전망치가 잇따라 크게 빗나가면서 시장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불과 6개월 사이 1분기 말 전망치를 평균 100원 이상 상향 조정했고, 지난해 말 환율 전망 역시 실제 종가와 80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전망이 아니라 이미 움직인 환율을 따라가는 중계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IB 7곳이 제시한 올해 1분기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지난해 6월 평균 1,340원에서 올해 1월 평균 1,441원으로 100원 이상 상향됐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뒤늦게 수치를 조정한 것이다. 노무라는 1,293원에서 1,460원으로 167원을 높였고, JP모건도 1,290원에서 1,430원으로 140원을 상향했다. 

 

BNP파리바는 110원, 크레디아그리콜(CACIB)은 95원, ANZ는 90원, ING는 75원을 각각 올렸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은 1,400원에서 1,430원으로 비교적 소폭 조정에 그쳤다. 

 

이들 상당수는 불과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1,200원대 환율을 예상했다. 지난해 말 환율 전망 역시 이미 ‘낙제점’ 판정을 받았다. IB들이 3개월 전 제시한 연말 환율 평균치는 1,359원이었으나 실제 종가는 1,439원으로 80원 이상 차이가 났다. 

 

당시 노무라는 1,330원, CACIB와 ING는 1,350원, ANZ는 1,360원, BNP파리바는 1,370원, MUFG는 1,375원, JP모건은 1,380원을 제시했으며, 1,400원대 종가를 전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럼에도 IB들은 올해 말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는 기존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7곳이 제시한 올해 말 환율 평균 전망치는 1,411원으로 집계됐다. 

 

노무라 1,380원, MUFG 1,385원, ANZ 1,390원 등은 1,300원대를 예상했고, ING 1,400원, BNP파리바 1,430원, JP모건 1,440원, CACIB 1,450원 등은 1,400원대 초반을 제시했다. 

 

현재 환율보다 소폭 하락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해외 IB들은 1,480원 수준을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하며 대체로 1,400원 초반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에서는 전망 정확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무장관의 구두 개입 효과가 하루 만에 사라질 정도로 추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차기 연준 의장 인선, 글로벌 달러 강세 지속 여부 등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여러 국가 환율을 동시에 다루는 글로벌 외환팀이 원화만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고,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 수급 불균형이 고착된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겹칠 경우 1,50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IB 전망을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고, 실물 수급과 정책 변수에 대한 자체 분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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