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가, 파월 “주가 상당히 고평가” 발언 직격탄…일제히 하락

경제·금융 / 이덕형 / 2025-09-24 05:51:57
엔비디아·아마존 급락, MS·애플·테슬라 동반 약세…고평가 경고에 흔들린 뉴욕 증시
▲엔비디아 로고/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기술 대기업(빅테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언급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엔비디아와 아마존이 큰 폭으로 밀렸고, 애플·마이크로소프트(MS)·테슬라 등도 약세로 장을 마쳤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2.82% 하락한 178.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80달러 위에서 출발했지만 낙폭이 확대되며 180달러선을 내줬다.

이는 전날 오픈AI에 대한 1천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되며 주가가 4% 가까이 뛰었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술 혁신 기대보다 연준 의장의 경고성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뿐만이 아니었다. 시총 2위 MS는 1.01% 떨어졌고, 애플도 0.64% 하락했다. 메타는 1.28%, 테슬라는 1.93% 각각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아마존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반독점 소송이 시작되며 3.04% 급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0.21%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대 빅테크 모두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나스닥 지수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시장의 충격파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파월은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방, 고용 리스크는 하방에 있다. 도전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내리면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미완에 그칠 수 있다”며 추가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주식과 기타 위험 자산을 포함한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에 있다”며 “여러 지표를 보면 주식 가격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fairly highly valued)”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연준이 금리를 소폭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붐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발언은 고평가 우려를 현실화시키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과도한 주가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AI 열풍으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엔비디아와 테슬라, 메타 등은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번 발언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증시 흐름 간 긴장 관계를 다시 확인시켰다. 연준은 최근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파월은 여전히 긴축적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 위에 있지 않다”며 “들어오는 데이터, 전망, 리스크 균형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증시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 판단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단순한 코멘트 이상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뱅가드의 조 데이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성장과 연준 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증시 멀티플이 높아졌지만, 펀더멘털 대비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고평가 논란이 구체적 수치로 확인될 경우,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술주 중심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의 ‘고평가’ 언급은 단순한 견해 표명을 넘어 연준이 시장 과열을 경계하고 있음을 드러낸 만큼, 투자자들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신중해질 전망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연준이 인플레 억제와 고용 안정이라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일 뿐, 증시 조정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23일 뉴욕 증시에서 빅테크 주가는 파월 의장의 한마디에 일제히 흔들렸다. AI 붐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시장은 연준 의장의 “주가 상당히 고평가” 발언에 냉각기를 맞이했다. 이번 발언은 단기 조정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연준이 증시와 긴밀히 맞물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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