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50만톤 전기로 가동…저탄소 철강 승부처는 '철스크랩'

산업 / 이슬기 기자 / 2026-10-14 03:26:57
광양 전기로 가동 이어 원료 직접 구매·장기 공급망 확대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가 생산원가·자동차강판 품질 좌우
2030년 고급강 양산 목표…저탄소 제품 수익성 확보 관건
▲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걸려 있는 포스코 깃발 [포스코]

 

포스코가 저탄소 철강 생산체계 구축에 이어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 확보에 나섰다. 전기로 도입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고품질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해 생산원가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대표이사 이희근)는 지난 12일 철스크랩 구매를 직접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장기 공급업체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국내외 구매정책을 일원화하고 품질검증을 강화해 전기로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이번 전략은 지난 6월 준공한 광양제철소 전기로의 안정적인 운영과 맞닿아 있다.

포스코는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구축했다. 단일 설비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기존 고로 방식보다 탄소배출을 최대 75%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실제 감축률은 철스크랩 사용 비중과 전력 생산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전기로는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전기에너지로 철스크랩이나 환원철을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지만 원료 조달과 전력비가 생산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 철강재를 생산하려면 불순물이 적고 성분이 균일한 철스크랩이 필요하다. 구리와 주석 등 불순물이 많이 섞이면 강재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품질 철스크랩의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폐자동차와 건설·제조 현장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은 단기간에 공급량을 늘리기 어렵다. 반면 글로벌 철강업체들의 전기로 전환이 확대되면서 원료 확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코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철스크랩 수입가격은 2022년 하반기 톤당 303달러에서 2025년 하반기 555달러로 상승했다. 원료 가격이 높아질수록 전기로의 탄소감축 효과를 실제 원가 경쟁력으로 연결하기도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단순 구매 확대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기 공급계약과 지분 투자, 전속 거래관계 등을 맺은 전략적 공급업체의 조달 비중을 높이고 원료 품질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앞서 중소 철스크랩 업체에 압축기와 가공장비를 제공하고 생산된 철스크랩을 책임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철스크랩 수집과 선별, 가공부터 제철소 공급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해외 철강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뉴코어(Nucor)는 철스크랩 처리시설 네트워크를 통해 원료를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일본제철도 구매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의 과제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포스코는 전기로와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기존 고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이다. 철스크랩 선별과 성분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2030년까지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다만 저탄소 철강 생산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기로는 전력 사용량이 많고 고품질 철스크랩은 일반 원료보다 조달비용이 높을 수 있다. 철스크랩 구매가격과 전력비를 관리하면서 고급강의 품질을 확보해야 기존 고로 제품과 경쟁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가전업체 등이 탄소배출을 줄인 철강재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저탄소 제품의 생산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투자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철스크랩을 전략적인 산업 원료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제정된 'K-스틸법'에는 재생철자원의 회수·선별·가공 기반 확충과 품질 표준화, 수입 다변화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포스코의 전기로 전환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앞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저탄소 강재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중간 단계다.

광양 전기로의 생산능력을 실제 가동률로 연결하고 고품질 철스크랩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여기에 자동차강판 등 고급 제품의 판매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앞으로 포스코의 저탄소 철강 경쟁력은 전기로 생산능력보다 철스크랩 조달비용과 제품 판매단가, 설비 가동률에 따라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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