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미·일 잇단 외교 굴욕···위기 닥친 한국 경제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08-23 02:00:30
적반하장 일본... 화이트리스크 복귀 요청 거절·자위대 조준 사과 없으면 한일 관계 개선 없다
對 미 돈주고 빰 맞은 꼴...현대차 13조 투자 약속에 미,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화답·수천억 손실 예상
▲ 지난 6월 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옆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경제 외교에 난맥상을 보이면서 새 정부 출범 100일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한국산 전기자동차가 보조금 혜택 차종에서 제외되는가 하면 일본에 요청했던 우리나라의 ‘화이트리스트’ 복귀안도 묵살당했다.

이는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미·일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통 큰 선물을 안긴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다 자칫 ‘국제적 호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지난 4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회담에서 박진 한국 외무부 장관이 일본 강제노역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과 함께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요구했지만,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방안을 깊이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위안부를 비롯한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등 저자세까지 보였으나 모두 무시당한 꼴이 됐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고 할머니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다 해결해 드리겠다”고 말해 기대를 모았으나 모두 허사가 됐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일본은 윤 대통령에 “2018년 12월 발생했던 광개토대왕함의 일본 군용기 레이더 조준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관계 개선은 없다”며 적반하장 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공해상에서 북한의 조난선박 구난을 위해 조사 중이었으나 일본 군용기가 저공비행으로 우리 군을 위협해 광개토대왕함이 격추 직전의 군사행동인 레이더 조준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일본의 요구는 ‘자위대의 영해·영공 침범에도 한국은 가만히 있으라’는 것과 같아 한국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다.

우리나라의 외교 굴욕은 또 있다. 지난 16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한 것이다. 이는 겉으로는 ‘물가를 잡고 기후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목이지만,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법안이다.

‘자국 우선주의’로 불리는 이 법안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조립하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을 준다는 것이 골자로 이에 따라 현대차, 기아 등 우리나라 전기차들은 이 혜택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지난 5월 현대차는 바이든의 방한에 맞춰 미국에 105억 달러(한화 13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은 이에 화답하듯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3개월 만에 이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당장 현대차·기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라인 은 오는 2025년에나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는 약 10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 혜택을 소비자에 직접 지급하는 수밖에 없다.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또는 오는 10월부터 출시되는 ‘GV70 전동화 모델’ 생산라인을 아이오닉5와 EV6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현대차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현대차는 수년 전부터 전기차 생산 거점을 해외에 마련하고자 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노사는 주요 차종의 생산과 관련한 문제는 상호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노조의 허락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기차 생산라인을 해외로 옮길 경우 대규모 실직이 불가피한데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지난 19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우려를 전달하며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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