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밀 수출 금지 조치···세계 곡물가 안정에 ‘찬물’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08-27 01:42:08
인, 수확량 50% 급감, 전년 대비 수출량 급등... 자국민 식량 안보 보호
미·프 등 주요 생산국, 기상이변으로 옥수수·밀 생산량 감소 예상
▲ 인도 잠무에서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밀가루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자국 내 식품 가격 안정이 그 이유다. 이에 최근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재개로 숨통이 트였던 전 세계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 26일 더힌두 등 다수의 인도 매체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주재한 경제문제내각위원회에서 전날 밀 관련 상품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달 초 밀 수출에 대해 허가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수출 금지 결정은 그보다 더 나아간 조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도산 밀 수요가 급증하자 자국민의 식량 안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인도의 지난 4~7월 밀가루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약 200% 급등했다. 이는 단순히 물량 증가뿐 아니라 가격 자체가 20%나 급등한 영향이 컸다.

다만 수확량 급감에 따른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1억9000만톤을 생산했던 예년에 비해 올해는 그 절반에 불과한 1억톤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인도의 조치가 세계 곡물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들어 세계 곡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러시아가 전쟁 이후 봉쇄했던 흑해 항구가 다시 열리면서 이번 달에만 33척의 배가 약 72만 톤의 곡물을 전 세계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밀 수출 확대도 한몫했다. 미국 농림부에 따르면 2022~23 시즌 러시아의 밀 수출은 지난해보다 200만 톤 늘어난 3800만 톤으로 예상됐다.

덕분에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지난주 부셸 당 7.7달러로 지난 2월 수준을 기록, 지난 5월 12.79달러에 비해 40%나 떨어졌다.

옥수수와 대두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수확을 시작하면서 과거 가격 수준을 회복했고 팜유 가격도 낮아지는 등 국제 곡물 가격지수는 지난달보다 11.5% 떨어졌다.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 생산 1위, 대두 2위 국가다.

하지만 이마저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기상이변이 계속돼 올 초 생산량 전망치보다 낮아진 탓이다. 당초 미 농림부는 2022~23 시즌 옥수수생산량을 36만4727톤으로 예상했으나 2만톤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농경제 분석회사 애그리소스의 벤 버크너 애널리스트는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이 정부가 예상하는 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수확량 전망은 ‘엉망’”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도 기상이변이 덮치면서 유럽 최대 밀 생산국 중 하나인 프랑스도 작황을 낙관할 수 없는 데다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에 이어 언제든 식량을 무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국 정부가 지난 22일 “중서부 지역 불볕더위와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는 보고서를 내자마자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옥수수 가격은 2.4%, 밀은 1.7% 오르기도 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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