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8720원…인상률 1.5% '역대 최저'

산업 / 김사선 / 2020-07-14 09:37:13
월급 환산시 182만2480원...코로나19 여파 中企ㆍ영세 자영업자 경영난 고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왼쪽)이 14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왼쪽)이 14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72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590원)보다 130원(1.5%) 많은 수준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원(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22만7천170원 많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정부 추천을 받은 전문가인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표결에 부쳐져 찬성 9표, 반대 7표로 채택됐다. 표결에는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이 참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국내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낮은 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7%)이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를 맞아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우선 고려한 결과로 풀이 된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 인상률(2.9%)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이 각각 16.4%, 10.9% 올라 이미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은 32.8%에 달한다.


경영계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1%로 예상한 점 등을 거론하며 내년도 최저임금의 삭감을 요구했다.


반면 노동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가 어려워진 만큼, 사회 안전망인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완화로 해결해야지, 최저임금 인상 억제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의견이 팽팽이 맞서면서 위원회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국가적 위기를 맞아 경영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과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 2명은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공익위원 스스로 대한민국 최저임금의 사망 선고를 내렸다”며 “사용자위원의 편을 들어 스스로 편파성을 만천하에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한편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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