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한민국] '늙은 말이 길을 안다(老馬識途)'

다시 뛰는 대한민국 / 김병윤 기자 / 2022-04-21 13:20:52
토요경제 인터뷰|신영대 스포츠플러스 대표, "모두 떠났지만 다시 도전해야"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한때는 직원이 12명이었죠. 지금은 정직원이 한 명도 없어요. 인턴 직원 한 명이 근무할 뿐입니다. 정부에서 월 150만 원을 지원해줘 억지로 채용한 겁니다. 최저임금에 맞추기 위해 42만 원은 제가 부담합니다. 사실 제 부담금도 내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정부지원금도 4개월만 나오게 되죠. 정부지원금이 중단되면 인턴 직원을 계속 채용할 자신이 없습니다”


스포츠 마케팅 업체인 ‘스포츠플러스’ 신영대(59) 대표의 힘없는 목소리다. 신 대표는 2005년 스포츠플러스를 설립. 올해로 18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언론홍보와 스포츠 행사 진행 위주의 사업을 펼쳤다.


언론계와 스포츠계의 탄탄한 인맥으로 선후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스포츠계에 내실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언론홍보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많은 국내외대회 홍보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F1대회’의 홍보대행사로 선정됐다. 영암에서 4년간 열린 F1대회의 성공적 홍보로 공신력을 쌓았다.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홍보에도 큰 역할을 했다.


국내대회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의 활성화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MBC스포츠플러스와 6년간 중계계약을 맺도록 가교역할을 했다. 이 마라톤대회는 코로나로 인해 3년째 대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했다. YTN MBC ESPN KBSN에 스포츠토토 분석방송을 기획·제작하여 납품했다. 활발한 사업으로 연 매출이 12억 원에 이르렀다. 직원도 12명이나 채용했다. 회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갔다. 사업하는 맛이 났다.


이런 호황도 코로나와 함께 서서히 막을 내렸다. 코로나 발생으로 모든 스포츠 행사가 중단됐다. 매출이 급락했다. 지난해 매출은 7천만 원도 안 됐다.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떠났다. 신 대표를 원망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플러스의 2022년 1분기 매출은 천만 원도 안 된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다.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14일 인터뷰에 응한 신영대 대표는 18년간 운영해온 회사의 폐업을 진진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사진 김병윤 기자]
지난 14일 인터뷰에 응한 신영대 대표는 18년간 운영해온 회사의 폐업을 진진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사진 김병윤 기자]

신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매출 감소가 아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회사 신용도가 추락한 것이다. 회사 신용평가가 떨어져 공공기관 입찰 자격이 안 된다. 아예 입찰 자격을 상실했다. 경쟁에 나설 자격마저 없어졌다.


신 대표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제는 회사를 꾸릴 방법이 없습니다. 포기해야죠. 어느덧 나이가 60이 되다 보니 영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희 업무 특성상 젊은 친구들을 만나야 하는 데 상대방이 불편해합니다. 사실 제 자녀들보다 어린 친구들이잖아요. 이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신 대표는 요즘 후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스포츠마케팅 회사 SNC의 윤기철 실장이 자신의 사무실을 내줬다. 집에 있지 말고 나와서 활동하라고 호의를 베풀었다. 신 대표는 떠돌이 생활을 접었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길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50+ 센터의 인생 2모작 강의를 들으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 대표는 축 처진 어깨로 창밖을 내다보며 소박한 꿈을 펼쳐 놓는다.


제가 경험이 많으니까 규모 있는 마케팅사와 협업해 수익을 올리고 싶다”고. 때마침 라디오에서 이선희의 ‘아~옛날이여’가 흘러나왔다. 신 대표의 심정을 표현해 주는 듯했다. 취업 채용담당자에게 말하고 싶다. “늙은 말이 빨리 달리지는 못해도 길을 잘 안다는 걸” 18년 외길을 달려온 신영대 대표에게 서광이 비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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