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주주환원 55조~75조원…내년 1월 이사회 결정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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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요구가 이사회와의 직접 소통으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현금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를 선호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는 삼성전자로서는 환원 총액보다 실행 방식이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6일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났다.
로이터는 캐피털그룹(Capital Group), 아티잔(Artisan), 피델리티(Fidelity)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 면담의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관련 사정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현금배당 확대보다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자별 구체적인 요구와 면담 내용은 익명 관계자의 설명에 근거한 것이다. 해당 기관투자자들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대표 전영현·노태문)는 신 의장이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주주환원과 자본배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이번 면담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대규모 주주환원의 세부 실행 방안을 결정하기에 앞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1일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기존 정책에 따른 것이다.
회사는 10월 29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미 집행하거나 확정한 주주환원 규모가 35조원이며, 남은 재원은 55조~7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3분기에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주당 4601원, 총 30조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남은 재원의 구체적인 배분은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이 잔여재원을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어떻게 나눠 사용할 것인지다.
현금배당은 주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해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주당순이익 등 주당 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
특히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상황에서는 자기주식 매입·소각이 주주가치 제고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소각 자체가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매입가격과 투자 재원, 향후 이익 창출 능력에 따라 경제적 효과가 달라진다.
삼성전자 역시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
회사는 10월 실적발표에서 잔여 주주환원에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를 고려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해외 투자자들의 자사주 소각 요구를 거부하거나 관련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앞서 지난 8월 결정한 약 15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은 임직원 주식보상을 위한 것이다. 주주환원 목적으로 취득해 소각하는 자기주식과는 구분해야 한다.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미래 투자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는 것도 삼성전자가 고려해야 할 과제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시설투자 규모를 약 84조4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투자액이 76조8000억원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시설 확충과 차세대 공정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과 미래 성장투자 사이의 자본배분도 중요하다.
다만 삼성전자가 제시한 주주환원 예상액은 올해 실적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실제 집행 규모는 연말 실적과 투자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이사회와 직접 소통한 것은 주주환원 정책의 실행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9월 삼성전자에 현금배당보다 우선주 매입·소각을 우선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11월에는 주주환원 재원 배분 결정의 적정성을 독립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요청도 제기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내년 1월에 잔여재원의 사용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일정은 지난 8월 이미 발표한 것이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에 의사결정이 연기됐다고 볼 근거는 없다.
향후 관건은 이사회가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의 비중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느냐다.
삼성전자는 이미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그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해 주주가치를 높일 것인지에 맞춰지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과의 직접 면담도 이러한 판단 과정에서 의미를 갖는다. 내년 1월 이사회의 결정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와의 소통이 실제 경영 판단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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