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한·멕 ‘플랜 멕시코’ 맞물려…현지부품 26.54%서 출발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09-26 21:02:18
한·멕, 한국 기업 현지 공급망 참여 확대 협력
멕시코 정부 “공급업체 확대”…3~4년 걸릴 전망
기아 6억4900만달러 투자…한국 부품사에도 변화 요구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멕 양국이 ‘플랜 멕시코’를 매개로 한국 기업의 현지 공급망 참여 확대에 나서면서 기아 EV3의 부품 현지화가 시험대에 올랐다. 완성차 생산을 넘어 현지 조달망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기아의 멕시코 전략을 가를 변수다.

26일 한국과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4일 현지시간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기업인 간담회를 공동 주재했다.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 정부의 산업경쟁력 강화 정책인 플랜 멕시코에 동참하고 현지 산업생태계와의 연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아의 멕시코 전기차 투자는 이 같은 정책 방향과 맞물린다. 기아는 지난 8월 4일부터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를 생산하고 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6억49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라인과 충전 인프라,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구축한다.

생산 초기 멕시코산 콘텐츠는 26.54%다. 현지 매체 엘피난시에로(El Financiero)가 공개한 수치다.

멕시코 정부는 이를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지난 7월 29일 EV3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멕시코산 콘텐츠가 약 27%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증가할 것(va a ir aumentando)”이라고 밝혔다.

정책의 초점은 완성차 생산보다 부품 생태계 확대에 맞춰져 있다. 시메나 에스코베도 멕시코 경제부 산업통상차관은 현지 경제매체 EL CEO에 “더 많은 공급업체를 만드는 것(generar más proveeduría)”이 목표라고 밝혔다. 신규 생산라인이 현지 공급업체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3~4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코베도 차관은 특히 “단순한 조립 과정만은 아니다(no nada más es un proceso de ensamble)”라고 강조했다. 완성차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과 인력, 부품업체를 함께 키워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플랜 멕시코도 같은 방향이다. 멕시코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항공우주·전자·반도체·제약·화학 등 주요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멕시코산 콘텐츠를 현재보다 15%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에는 현지 생산 기반을 부품 조달망으로 확장할 기회다. 동시에 한국에서 부품을 공급해 온 협력사에는 멕시코 현지 생산이나 동반 진출, 현지 업체와의 협업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북미 자동차 공급망에서도 한국산 부품의 비중은 여전히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제조사의 북미 역내 함량은 50~60% 수준인 반면 한국산 함량도 약 40%를 차지한다. 북미 생산을 늘린 이후에도 상당한 부품과 소재가 한국에서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도 중장기 변수다. 미국은 지난 7월 공동검토에서 현행 협정을 그대로 갱신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으며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철강·알루미늄 등을 놓고 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EV3의 멕시코산 콘텐츠 26.54%와 USMCA의 자동차 역내가치비율 75%는 산정 범위와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결국 관건은 기아가 플랜 멕시코와 맞물려 현지 부품 조달을 얼마나 확대하느냐다. 한·멕 양국이 공급망 협력을 공식 의제로 올린 만큼 EV3는 기아의 멕시코 전기차 전략과 현지 부품산업 육성의 성과를 동시에 가늠할 사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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