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한민국] 전세기 띄우며 재기의 날개를 펴다

다시 뛰는 대한민국 / 김병윤 기자 / 2022-05-06 18:06:38
토요경제 인터뷰|일용직도 마다 않고 버틴 윤재영 여행사 대표

 

▲ 다시 웅비를 꿈꾸는 윤재영 대표. [사진 김병윤]

 

나른다. 마침내 나른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오른다. 여행객의 환호와 함께. 재기의 꿈을 싣고 창공을 가른다. 꿈이 현실로 바뀌었다. 아직도 꿈인 것 같다. 뺨을 꼬집어 봤다. 아프다. 꿈이 아닌 거는 확실하다. 코로나로 막힌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예전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그래도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 파산 직전의 여행업계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여행사 대표들도 바빠졌다.


코로나불황을 뚫고 전세기를 띄우는 여행사 대표가 있다. 규모가 작은 여행사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사업하는 윤재영(52) 대표다. 여행업 경력 24년의 베테랑이다. 서울과 제주에 사무실을 열었었다. 직원이 10명이었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는 매출이 많았다. 기업의 단체관광을 많이 유치했다. 짭짤하게 수익을 올렸다.

이런 호황도 코로나와 함께 사라졌다. 2년 6개월 동안 부채가 4억 원이나 늘었다.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 버티기가 힘들었다. 사무실 문을 닫았다. 거리로 나섰다. 대출이자를 갚기 위해서다. 일용직 노동을 했다. 일당 10만 원을 받았다. 이자 갚기에도 모자랐다.

틈틈이 부업도 했다. 제주에 골프 손님을 유치했다. 한 달에 3~4팀을 보냈다. 수익은 없었다. 사무실 운영에 조금 보탬이 될 뿐이었다. 주업이 부업이 됐다. 기막힌 현실이었다. 대부분의 여행사 대표들이 똑같았다. 배달업, 택시운전, 일용직 근로자로 생계를 이어갔다.

낙담했던 윤 대표에게 희망의 빛이 보였다. 코로나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여러 나라가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관광객을 받아들였다. 굳게 닫혔던 빗장이 풀렸다. 해외 관광객 수요도 증가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폭발했다. 윤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승부수를 던졌다.

 

모험을 걸었다. 베트남으로 가는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모두 15회 차 운행을 하게 된다. 여행 모집고객은 총 2300명을 예상한다. 오는 6월 11일 1회 차 전세기를 띄운다. 이후에는 매주 1회씩 운항할 계획이다.

코로나 발생 전에 계약했던 전세기였다. 베트남 ‘하롱베이’행 직항기다. 184석의 베트남 국적 중형 비행기다. 이미 130개 좌석은 팔렸다. 대형여행사가 사들였다. 이런 현상은 국제선 비행편이 부족해서다. 좌석을 못 팔 위험성은 제거한 셈이다.

윤 대표는 남은 54개 좌석 중 20석만 팔 예정이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34개 좌석은 남겨놓으려 한다. 전세기에는 여행객이 타게 된다. 3박 5일 예정이다. 윤 대표의 이런 결정은 베트남 상황이 좋아서다. 베트남은 과거의 생활로 복귀한 상태다. 입국과 동시에 자가 격리가 해제된다. 여행객의 불편함이 없다.

국내에 입국할 때도 불편함이 줄었다. 5월 22일부터는 국내 입국 때도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이런 상황이 윤 대표가 전세기를 띄우게 된 동기다.

윤 대표의 이런 결정에는 속 쓰린 사연도 있다. 코로나 발생 전에 전세기 계약을 위해 6억 원을 먼저 투자했다. 그 돈이 지금까지 꽁꽁 묶여 있었다. 자금융통이 안 된 셈이다. 자금순환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
다행히 대형여행사가 좌석을 구매해 숨통이 트였다. 대신 이익은 많지 않다. 그래도 자금이 돌 수 있으니 한시름 놓았다.

윤 대표는 요즘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좌석 판매를 위해 열심이다. 조금 더 많은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의 반응이 좋다. 일 할 맛이 난다. 오랜만에 놀던 물에 돌아오니 힘도 난다. 그동안의 무기력함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윤 대표는 전세기 사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전세기 사업을 끝낸 후 계획도 이미 세웠다. 베트남 다른 지역을 선정해 뒀다. 지역은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한다. 비행 편은 이미 예약한 상태다. 코로나 변수만 없다면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병윤 대기자 bykim71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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