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 삼성전자 소송 정리 수순…LG전자엔 새 특허 공세

산업 / 이슬기 기자 / 2026-11-07 16:15:19
삼성과 식기세척기 특허분쟁 합의…전자레인지 소송도 취하 절차
LG전자에는 신규 특허 추가해 제소…美 가전시장 기술분쟁 지속
▲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연합뉴스]

 

미국 가전업체 월풀(Whirlpool)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을 정리하는 가운데 LG전자를 상대로 새로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는 일부 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했지만 LG전자에는 최근 등록한 특허까지 추가하며 법적 대응을 확대했다.

7일 미국 텍사스 동부연방법원 소송 기록에 따르면 월풀은 현지시간 5일 LG전자(류재철)와 미국 자회사 LG전자USA(LG Electronics USA, Inc.)를 상대로 전자레인지·환기후드 일체형 제품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번호는 2:26-cv-01001이다. 월풀은 LG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MVEF1323F와 MVEF1337F 모델이 자사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 주목할 부분은 신규 특허다. 월풀이 소장에서 제시한 특허번호는 11,079,118과 12,764,837, 12,787,131이다. 이 가운데 2건은 각각 지난 10월 13일과 11월 3일 등록됐다. 마지막 특허가 등록된 지 이틀 만에 소송을 제기한 셈이다.

쟁점은 제한된 공간에 전자레인지와 환기후드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월풀은 냉각팬과 환기팬, 공기 통로, 내부 부품의 배치 방식 등이 자사 특허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LG전자 제품의 내부 구조 사진과 특허 청구항별 비교 내용도 담겼다.

월풀은 첫머리에서 LG전자가 자사의 수상 경력 있는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원고 측 주장으로, 법원의 특허침해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의 소송에서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났다. 월풀은 지난해 11월 18일 삼성전자(전영현·노태문)와 미국 자회사 삼성전자아메리카(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를 상대로 동일한 전자레인지·환기후드 제품군에 관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사건번호는 2:25-cv-01137로, 당시 월풀은 특허 5건을 문제 삼았다. 해당 법원 기록에 따르면 양측은 LG전자에 대한 신규 소송이 제기된 11월 5일 삼성전자 사건에 소송 취하 합의서(Stipulation of Dismissal)를 제출했다.

이는 당사자들이 해당 소송의 종료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취하 합의서 제출만으로 특허권 사용에 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이나 대가도 확인되지 않았다.

별도로 진행된 식기세척기 특허분쟁에서는 삼성전자와 월풀의 합의 사실이 공개됐다. 블룸버그 법률뉴스(Bloomberg Law)는 지난 5일 양사가 식기세척기 상단 선반 기술을 둘러싼 특허분쟁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10일 월풀이 제기한 소송으로, 사건번호는 2:25-cv-01042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제품에 적용된 기술이 분쟁 대상이었다.

양측은 지난 4일 법원에 공동 소송 취하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 내용은 월풀의 청구와 삼성전자의 반소를 모두 정리하는 것이다.

앞서 법원은 9월 30일 월풀이 요청한 삼성전자 식기세척기 판매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후 양측은 본안 판단을 받기보다 합의로 분쟁을 정리하는 방향을 택했다. 합의금과 특허 사용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식기세척기 합의는 이번 LG전자 소송과 기술 분야가 다르다. 삼성전자와 월풀이 별도로 진행한 전자레인지 특허소송의 취하 역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조사까지 자동으로 종료시키는 것은 아니다.

월풀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하이얼·마이디어 등 여러 가전업체를 상대로 USITC에 수입제한을 요청했다.

USITC는 12월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사건번호는 337-TA-1467이다. 특허침해가 인정될 경우 관련 제품의 미국 수입을 제한할 수 있지만,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최종 수입금지 조치가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월풀은 이번에도 LG전자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 같은 날 마이디어와 하이얼 계열 GE어플라이언스, 일렉트로룩스에도 동일한 특허 3건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신규 특허를 여러 경쟁업체에 동시에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 간 분쟁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기존 전자레인지 특허분쟁에서 삼성전자와 소송 취하 절차를 밟으면서도 다른 경쟁사에는 새 특허를 추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월풀이 제품별·기업별로 법적 대응을 달리하고 있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전자와의 소송 정리가 LG전자에 대한 제소를 촉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LG전자에 대한 월풀의 청구는 손해배상과 침해금지명령이다. 고의적 침해가 인정될 경우 미국 특허법에 따라 최대 3배 손해배상도 요구하고 있다.

실제 배상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전자는 향후 소송에서 특허의 유효성과 권리 범위, 자사 제품의 침해 여부를 다툴 수 있다.

이번 분쟁의 관건은 새로 등록된 특허 2건의 보호 범위와 기존 특허에 대한 해석이다. 삼성전자와 월풀의 합의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LG전자 소송의 결과와 연결해 판단하기도 어렵다.

11월 7일 현재 LG전자 사건은 소장이 접수된 초기 단계다. 미국 법원이 특허침해 여부를 판단하거나 LG전자에 손해배상 및 판매금지를 명령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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