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2분기 IB 22% 줄었는데 순익 늘었다…리테일·운용 '완충'

증권·자본시장 / 김연수 기자 / 2026-08-22 07:56:42
상반기 순익 5140억·15.9% 증가…IB도 누적으론 5.2% 성장
위탁매매 264%·자산관리 220% 급증…고객 예탁자산 71.7조로 두 배
▲ 메리츠증권[토요경제]

 

메리츠증권이 2분기 기업금융(IB) 수익 감소에도 순이익을 늘렸다. 한때 부동산금융과 IB 색채가 강했던 수익구조에 자산운용과 리테일이 새로운 완충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특정 사업부문의 부진이 회사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는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메리츠금융지주 실적자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김종민·장원재)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51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013억원으로 11.8%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4일 최종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2분기만 떼어놓으면 사업별 온도 차가 더 뚜렷하다. 기업금융 순영업수익은 8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9% 감소했다. 약 460억원의 대손충당금과 조달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같은 기간 연결 순이익은 2597억원으로 오히려 1.4% 증가했다. IB에서 발생한 이익 감소를 다른 부문이 흡수한 셈이다.

자산운용이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2분기 자산운용 순영업수익은 2661억원으로 15.2% 늘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5605억원으로 26.7% 증가했다. 시장 변동에 맞춰 주식 포지션을 확대하고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증가한 것이 수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리테일의 성장 속도는 더 가파르다. 상반기 위탁매매 순영업수익은 901억원으로 264.2%, 자산관리 수익은 665억원으로 219.6% 증가했다. 2분기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수익만 합쳐도 9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7억원 늘었다. 기존 IB와 운용에 비하면 절대 규모는 아직 작지만 성장 속도에서는 가장 빠르다.

고객 기반도 커졌다. 리테일 고객은 지난해 2분기 말 27만8176명에서 올해 52만6567명으로 89.3% 늘었다. 같은 기간 고객 예탁자산은 35조4000억원에서 71조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자산관리 금융상품 판매잔액도 5조6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단순 거래량 증가를 넘어 향후 수익을 만들어낼 고객 자산 자체가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상반기 전체를 두고 IB가 약해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상반기 기업금융 수익은 22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다. 2분기 대손비용 반영으로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었을 뿐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금융수지는 2335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자본 여력도 확대됐다. 2분기 말 별도 자기자본은 8조3495억원으로 늘었고,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에 힘입어 순자본비율(NCR)은 1886%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2분기 5.9%에서 올해 4.2%로 낮아졌다. 부동산금융에 대한 NCR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자본 완충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부담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4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2% 줄었다. 채무보증 약정액도 자기자본의 86% 수준이다. 리테일 실적 역시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과 시장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늘어난 고객 자산을 안정적인 자산관리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그럼에도 상반기 실적이 보여주는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메리츠증권은 IB와 자산운용이라는 기존 두 축에 리테일을 더하고 있다. 2분기처럼 한 사업부문에서 비용이 발생해도 다른 부문이 이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5140억원이라는 상반기 순이익 규모보다 주목할 부분은 이익을 만드는 방법이 하나에서 여러 개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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