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함께 성장한 국가경제

산업 / 여용준 / 2018-05-10 17:13:37
실패하면 그룹이 '반쪽' 될 것이라던 반도체 사업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글로벌 보호무역이 강화되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나라 경제를 일으킨 산업이 부진해지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통·관광업계 등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반도체·ICT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나라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라고 하면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유명한 '도쿄 구상'을 빠뜨릴 수 없다. 삼성그룹이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은 1983년의 도쿄 구상이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회장의 자서전 '호암자전'은 도쿄 구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동경에서 최종 마무리를 서두르고 드디어 반도체 투자의 단안을 내렸다. 83년 3월 15일을 기하여 삼성은 VLSI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을… 내외에 공식으로 선언했다.… 투자 결정으로부터 1년이 되는 84년 3월말까지 64KD램의 양산 제 1라인을 완성키로 하고, 완성 시한에서 역산하여 모든 일의 진행 계획이 짜여졌고 진척 상황은 매일매일 확인되었다."

이 회장의 도쿄 구상은 즉흥적인 게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첨단산업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삼성그룹은 물론, 나라의 장래까지 암담해 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이 회장은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일이 잘못되면 삼성은 반쪽밖에 남지 않는다"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미·일 전문가를 비롯하여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의 다 들었다. 관계 자료는 손닿는 대로 섭렵했고, 반도체와 컴퓨터에 관한 최고의 자료를 얻고자 무한히 애를 썼다.… 철저한 기초 조사와 밤낮을 가리지 않은 연구와 검토 끝에 내린 참으로 힘겨운 결단이었다."

반도체 사업은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양산 체제를 갖추기가 무섭게 일본의 덤핑 공세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10년 후인 1994년 삼성그룹은 메모리 제품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D램의 경우 일본의 히타치를 제쳐버리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반쪽'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엄청' 성장했다.

1988년 아날로그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1994년 애니콜 브랜드를 런칭하며 당시 휴대전화 1위 기업이었던 모토로라에 도전했다. 1999년에는 세계 최초로 MP3 휴대전화와 함께 스마트폰도 출시한다. 10년만인 2009년에는 노키아에 이어 세계 2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2012년에 글로벌 휴대전화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에만 10조 원을 상회,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39조5800억 원,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함께 디스플레이 부문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세계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TV 부문에서도 QLED로 전환한 후 소니, LG 등과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이며 미래형 TV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도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20위에 오른 후 20위권 이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역대 연매출, 근로자수, 1인당 국민 총 소득. <출처=삼성전자, 통계청>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당시 근로자 수 36명, 매출액 37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1980년 근로자 수는 9367명으로 늘었고 매출액도 2335억 원으로 뛰었다.

1990년에는 매출액 4조5117억 원, 근로자 수 4만3455명으로 늘었으며 2000년 들어서는 매출액 34조2838억 원, 근로자수는 5만1035명으로 증가했다.

2010년에는 매출액이 154조6300억 원, 근로자 수는 국내외를 합쳐 19만464명이 됐다. 2016년에는 매출액 201조8700억 원, 근로자 수 30만8745명의 '거대 기업'이 됐다. 우리나라 1인당 소득이 1969년 7만2000원에서 2016년 3198만4000원으로 확대되는 동안 삼성전자도 국민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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