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도 원가 공개하라”

산업 / 전성운 / 2012-04-27 18:20:14
정부, 변액보험에 칼 빼들다

최근 변액보험 수익률이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금융당국이 보험 공시체계 개선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수익률과 사업비에 대해 업계는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앞서 지난 19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과 사업비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려줄 수 있도록 공시 체계 개선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변액보험의 복잡성과 과도한 사업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김석동 금융위원장


금융위의 방안은 펀드 편입액을 모수로 하는 현행 공시시스템에 더해 실제 보험료 대비 수익률을 공시하고, 보험료 중 사업비로 빠져나가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알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들도 “각 보험사들이 상품관련 공시를 하지만, 소비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공시체계 개선 등으로 소비자들의 정보접근성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등 외국 사례를 중점적으로 검토해 상반기 중 개편 방향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금감원도 공시 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3일 간부회의에서 최근 변액보험 수익률 논란을 언급, 업계 스스로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권 원장은 이날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금융상품들의 현황을 파악하라”며 불합리한 약관 보완, 상품공시 투명성 강화, 가격구조 및 수수료 체계 개선, 정보제공 강화 등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금융상품점검 테스크포스 발족을 지시했다.


또한 “보험상품 및 소비자보호부문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불신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보험업계 스스로 보험상품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정적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보기 쉽게 공시하도록 하는 방향에 대해 준비를 하고는 있다”고 밝혀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 협조 요청에 따라 보험연구원은 5월에 변액보험 공청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연구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하기로 계획, 관련 태스크포스를 만들어둔 상태”라며 “객관적인 시각에서 변액보험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전했다.


▲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 ‘소비자 맞춤형’으로 새롭게
이러한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대해 생보업계는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실효 수익률을 공시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변액연금보험은 여러개의 펀드에 분산 가입하기 때문에 보험료 대비 수익률을 공시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비용이 들더라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사업기 공개에 대해서도 업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형생보사 한 관계자는 “전자회사가 생산하는 TV에 원가가 얼마나 드는 지 공개하라고 주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사업비는 보험사의 영업전략이 포함되어 있어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강조했다.


사업비는 소비자들이 낸 보험료 중 설계사 수당이나 인건비, 유지비 등을 포함시킨 항목으로 보험사는 계약 후 매달 납입되는 보험료에서 이를 공제한다. 때문에 사업비 비중이 클수록 계약자가 내야하는 보험료는 올라간다.


때문에 사업비가 공개된다면 보험사와 설계사 채널에서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소비자연맹은 “은행은 단 돈 1000원을 송금해도 수수료가 얼마인지 알려주는데 평균 11.6%의 사업비를 공제하면서도 영업관행이라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대형 생보사보다 중소형 생보사들의 영업이 어려워질 수 있고 30만명의 보험설계사 생계와 연계된 문제이므로 충분한 토론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업계도 공시 시스템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변액보험 공시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보험산업을 소비자 맞춤형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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