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가계부채 안정세…"하반기엔 몰라"

체크Focus / 유승열 / 2017-09-19 17:42:10
8월 들어 가계부채 증가폭 둔화…하반기 분양예정물량 등에 확대 가능성도<br>금융당국, 고강도 DSR·DTI 등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예정…우회대출 집중점검
19일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연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첫번째)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지난달부터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완만하게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반기 쏟아질 분양물량과 이사 수요, 연말 특수 등으로 다시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달 중 더욱 강도 높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규제 회피 목적으로 다른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경우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연 가계부채 간담회에서 "최근 지속적인 가계부채 관리노력으로 전 업권의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다소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은행연합회 등 업권별 협회 전무, 주요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가계부채는 지난 6월말 현재 1388조3000억원으로, 금융위가 발표한 7월 가계부채 증가액 9조5000억원과 8월 8조8000억원을 합하면 14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년동월(14조3000억원) 및 전월(9조5000억원)대비 증가규모가 둔화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가계대출 증가액 58조5000억원도 전년동기(74조6000억원)대비 22% 급감하며 안정적 추세를 보였다.


7월까지 증가세를 보였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8월 3조1000억원으로 7월(4조8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도 2조3000억원으로 전월(2조8000억원) 및 전년동월(5조6000억원)대비 증가규모가 줄었다.


다만 은행권 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원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전월(1조2000억원)대비 증가세가 다소 확대됐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강화된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신용대출 등으로 이전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에 대해 김용범 부위원장은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 확대도 인터넷 전문은행 출현 등에 따른 효과"라며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로 단정하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가계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적용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40%로 강화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다양한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


통상 하반기에는 이사 수요, 연말 특수 등으로 가계대출이 상반기에 비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2015년 가계대출 증가액은 상반기 42조7000억원이었으나 하반기에는 66조9000원으로 확대됐다. 2016년 상·하반기 증가액도 각각 50조4000억원, 72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를 감안하면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 40조2000억원보다 증가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분양예정물량이 많아 최근 가계부채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집단대출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올 1분기 5만2000호, 2분기 9만3000호로 늘어난 분양물량은 3분기 12만4000호, 4분기 10만7000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8.2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신용대출 등으로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우려도 크다.


김 부위원장도 "아직 안심의 끈은 놓을 수 없다"며 "전 금융업권이 가계부채 관리의 취약요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회피 목적으로 신용대출, 사업자대출 등을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며 "금융사들도 일선 창구에서 이러한 규제 회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체 점검을 실시해 주시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 시정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조만간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금융회사들도 차질 없는 준비에 매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앞으로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 마이너스통장 한도 설정액까지 부채 규모로 분류하는 내용의 DSR 가이드라인을 검토중이다.


금융위원회가 다음달 중순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는 기존 DTI를 개선한 새로운 DTI를 내년부터 시행하고, 보다 강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를 오는 2019년 전면 도입하는 것이다.


DSR의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할부금 등까지 따져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액을 산출한다. 원리금에 다른 대출 이자를 더해 산출하는 기존의 DTI와 달리 원금 상환액을 더하기 때문에 대출 한도액은 더욱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는 DSR을 Top-down식 규제에서 벗어나 여신심사에 대한 금융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예정이다. 금융사들이 자체적인 여신심사 역량 강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새로운 규제환경에서 도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하는 집단대출, 자영업자대출 등 가계부채 취약부문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집단대출에 대한 엄격한 사업성 심사, 자영업자 대출 점검 등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체금리 수준 및 산정방식 점검, 프리워크 아웃 등 채무조정 절차 정비 등 서민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자체적인 제도개선 작업도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당국은 취약차주 지원은 시행이 늦어질수록 차주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대책 발표 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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