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임대차3법’ 시험대 올라

체크Focus / 조은미 / 2022-04-13 22:38:12
인수위 “손질하거나 폐지” vs 민주당 “유지나 보완”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임대차 3법 폐지·축소 및 민간임대사업자 활성화 정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29일 이른바 '임대차3법' 개편과 관련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임대차 3법 폐지·축소 및 민간임대사업자 활성화 정책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29일 이른바 '임대차3법' 개편과 관련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3법’은 결과적으로 전셋값을 올려놓는 부작용을 낳았다. 주거용 전세 물건의 의무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면서 시장에 풀리는 전세 물량이 현저히 줄었다. 이런 물량 부족에다 계약 갱신 시 기존 계약 총액의 5%밖에 올리지 못하는 세부 조항으로 아예 4년 치 인상분을 미리 올리려는 집주인들로 시세는 급등했다.


이런 상황은 집주인과 세입자 양측에 갈등의 씨앗이 돼 황당한 사례도 낳았다. 한 집주인은 재갱신 의무를 피할 수 있는 ‘집주인 실거주 시 재계약 거부 가능’ 조항을 이용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비싼 가격에 다른 세입자를 들이기도 했다. 반대로 10~20억 원이 넘는 전세 세입자는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집을 비워주겠다"며 억대의 위로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여러 문제는 졸속 진행의 결과다. 2020년 7월 한 방송에 출연한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임대차3법의 다양한 논란 속에도 “추가논의보다 속도가 더 중요하다”며 빠른 시행을 강조했다. ‘너무 빠른 거 아니냐’는 의견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12일 토요경제와 통화한 서울 강서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지연 씨(48)는 “돌이켜 보면 충분히 부작용에 대해 논의하거나 사전에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며 “부동산 정책은 장기간 여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임대차3법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는 정권의 운명을 바꾸게 한 주범이 됐다. 인수위 측이 연일 “해당 임대차법을 폐지하거나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내놓는 것도 사안의 중대성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야당의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임대차3법 같은 경우에는 보완하고 더 강화해야 한다”는 말로 향후 여야 대치 국면을 예고했다. 민주당 측은 아예 4년 계약이 지난 후 발생하는 신규계약에도 상한선을 두자는 것이다.


윤석열호는 ‘양도세중과완화’ 방안도 내놓았다. 인수위가 내놓은 사실상 첫 번째 부동산정책이다. 다주택자들에게 일 년 동안은 양도세중과를 면제 할 테니 집을 팔라는 얘기다. 시중 물량을 늘려 전셋값에 기여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런 인수위의 복안은 사실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김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가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게 하려면 집값이 현재로 유지되거나 향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실수요자인 생애 첫 주택구매자에겐 혜택을 늘리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집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범위를 말하는 LTV를 일반 거래자에겐 70%까지 늘려주고 생애 최초 주택구 구매자에겐 80%까지 늘려준다는 것이다. 소득대비 대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손보겠다고 했다. 능력만큼 빌려주겠다는 것. 결과적으로 LTV와 DSR을 손질해 부동산 구매자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택의 자가 소유가 늘어 전세 수요를 줄여 전셋값 하락에 도움이 된다는 발상이다.


문제는 인수위가 내놓은 정책이나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내놓은 상당수의 부동산 정책을 보는 국민의 시각에 있다. ‘백약이 무효’라는 것. 여기에 여소야대의 정국 속에 신정부인 윤석열호가 얼마나 강력한 집행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


'만지면 만질수록 커진다'는 속설을 가진 부동산 시장. 그 가운데 문 정부에서 출발한 임대차3법이 윤석열정부를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토요경제 / 조은미 선임기자 yscem@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은미
조은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조은미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2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에서 신작 흥행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다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MMORPG로 앱마켓 매출 1위에 올랐고 데브시스터즈·그라비티·네오위즈는 영화와 보드게임, 출판·공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가 퍼블리싱하고 슈퍼캣이 개발한 2.5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5
    현대홈쇼핑, 한섬 지분 42.92%로 확대…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

    현대홈쇼핑, 한섬 지분 42.92%로 확대…현대백화점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

    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 계열사 한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한섬 지분 추가 매입과 함께 연말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그룹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패션사업 관리체계를 단순화할 계획이다.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대표이사 정교선·한광영)의 한섬 보유 지분율은 지난해 말 40.50%에서 최근 42.92%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