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밸류업 시행 1년 후… 주가는 오히려 “후퇴”

산업 / 이강민 / 2026-01-07 18:49:53
기술수출·임상 성과 부재로 기대감 약화
밸류업지수 편입 실패하며 투자심리 위축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유한양행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주가 흐름은 기대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 유한양행 사옥/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은 2024년 10월 ‘2024 유한양행 기업가치 제고 계획(Value-up Program)’을 공시하며 2025~2027년 3개년 로드맵을 제시했다.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 10% 이상, 2027년 ROE 8% 이상 달성, 매년 기술수출 1건 이상과 신규 임상 2건 이상 도출이 핵심 목표였다.

여기에 2027년까지 자사주 1% 소각, 주당배당금 30% 이상 증액을 통해 평균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당시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조 속에서 제약업계 맏형이 가장 먼저 밸류업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렉라자’로 대표되는 항암 신약 성과와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감안하면 중장기 성장 스토리 역시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 유한양행 주가 변동 추이/자료=한국거래소

 
하지만 올해 초 현재 투자자들의 시선은 상당히 달라졌다. 밸류업 발표 이후 주가는 뚜렷한 반등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기간 조정과 하락을 반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실행 성과가 계획 대비 가시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가 흐름을 시간대별로 나눠 보면 밸류업에 대한 시장 평가 변화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한양행 주가는 밸류업 계획이 공시된 2024년10월31일 종가 기준 13만8700원이었다. 당시 밸류업 선언 직후에는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라는 상징성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주가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연초까지 13만원대 회복을 시도하던 주가는 상반기 들어 점차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상반기엔 한때 10만원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일부 반등 흐름이 나타나며 주가는 11만원대까지 회복했지만 상승 탄력은 제한적이었다. 결국 올해 7일 기준 주가는 11만3200원으로 밸류업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약 18.4% 하락한 수준이다.

우선 R&D와 기술수출 부문에서의 성과 공백이 뚜렷하다. 유한양행은 매년 1건 이상의 기술수출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첫해에는 신규 기술수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규 임상 진입 역시 연간 2건 이상이라는 목표에는 못 미쳤다. R&D의 특성상 단기간 성과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밸류업 첫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실망감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도 부담이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과거 사상 첫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왔지만 밸류업 계획에서 제시한 연 10% 성장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코리아 밸류업지수 편입 불발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유한양행은 시가총액, 수익성, 배당 이력에서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최근 2년 평균 ROE 등 자본효율성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을 두고는 단순히 ‘의지 확인’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차 자사주 소각에 나선 데 이어 올해 초에도 32만여 주(약 362억원) 규모의 2차 소각을 추가로 결정하며 계획을 실제 실행 단계로 옮겼다. 

 

두 차례 소각을 합치면 누적 소각 비중은 약 0.7% 수준으로 2027년까지 1% 소각 목표의 상당 부분을 이미 채운 셈이다.


유한양행의 밸류업 전략은 현재까지 ‘선언과 계획’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은 중장기 청사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주가에 이를 반영하기에는 아직 가시적인 결과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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