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꺼냈지만… 업계 “공급 공백 해소는 한계”

산업 / 전인환 / 2026-03-31 18:17:03
산업부, 장관 승인 제외 전면 제한… 수급 안정화 조치 착수
정유사 생산량 자체 줄면 효과 제한… 공급 공백 해소엔 한계
제재 완화 기대는 4월 11일까지… 해외 거래선 이탈 우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정부가 나프타 수출을 통제하며원료 수급 안정화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대체 물량 확보’가 빠진 이번 조치가 기대만큼 현장 개선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 LG화학, 여수 NCC 2공장 전경/사진=LG화학

3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7일부터 ‘나프타 수출 제한 및 수급 안정을 위한 규정’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보유 중인 나프타는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수출이 불가피할 경우 산업부 장관 승인을 거쳐야 하며, 기존 예약 물량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이번 비상 조치는 5개월간 유지될 예정이다.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원료로, 플라스틱·비닐·합성고무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두루 쓰이는 핵심 원료다.

정부는 나프타 수급 차질이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생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출 통제만으로는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나프타는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만큼, 원유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생산량 자체가 줄어 수출 제한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정유사의 전체 나프타 생산량 가운데 수출 비중은 약 11%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수출된 나프타 물량은 19만9636t이다.

전쟁 이전 월평균 국내 소비량 약 400만t과 비교하면 수출 금지만으로 공급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수출 통제는 단기적인 처방에 가깝고, 근본적으로는 대체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LG화학은 30일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을 확보해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로 들여왔다. 다만 이 물량도 업계에서는 3~4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번 도입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가능했다.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는 4월 11일까지로 예정돼 있어,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이 장기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수출 제한이 길어질 경우 위약금 부담뿐 아니라 해외 거래선 이탈 가능성도 우려된다. 한국 정유사가 빠진 자리를 중국이나 미국 정유사가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가 종결되더라도 원료 공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 공급 물량 추이를 지켜보면서 정부의 수급 안정화 조치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전인환 기자 jih@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인환
전인환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전인환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2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3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4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과 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외식업체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생산, 영양사·조리사까지 모집 분야도 다양하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5일까지 202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분야는 B2C영업과 B2B영업·마케팅, 홍보영양, 마케팅, 영업지원, 글로벌

    5
    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삼성SDI, 하루에 배터리 양끝 잡았다…LFP 6조·전고체 2027년

    삼성SDI가 같은 날 LFP와 전고체 배터리 공급망을 동시에 강화했다. 빠르게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는 대규모 LFP 소재를 확보하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2027년 양산을 뒷받침할 핵심 소재 개발에 들어갔다.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포스코퓨처엠과 2027~2032년까지 약 6조원 규모의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