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포드에 이어 FBPS도 계약 해지…도미노 해지 리스크 ↑

산업 / 양지욱 / 2025-12-26 17:53:01
포드 9.6조원, FBPS 4조원 등 13.6조원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
고객사 전동화 전략 변동에 직격탄…국내 배터리 3사, 사업 구조 점검 돌입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프루덴버그 배터리 파워 시스템스(FBPS)와 체결했던 약 4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17일 미국 포드와 체결했던 9조6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이 취소된 데 이어 추가 계약 해지가 발표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에만 해지한 계약 규모는 약 14조원에 달한다. 

 

▲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사진=토요경제

SK온 역시 포드와 추진하던 미국 합작법인(JV) 재편 과정에서 협력 구조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전반에 ‘전동화 전략 수정에 따른 도미노 계약 해지’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자공시를 통해 FBPS와 체결된 3조9217억원 규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전체 계약의 약 96%가 해지 대상에 포함돼 사실상 계약 전량이 소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해지는 FBPS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전기차 캐즘(보급 정체 구간)’ 우려 속에서 배터리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FBPS는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모듈을 팩으로 조립해 북미 시장의 전기버스·전기트럭 등 상용차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사업 환경 악화를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과 고객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만큼 전기차 캐즘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 해지가 업황 변동 리스크의 현실화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배터리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표준화된 배터리 모듈을 기존 설비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계약 구조였던 만큼 재무적 손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주 잔고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 국내 배터리 3사, 사업구조 점검… ESS 확대, 제품 다양화, 고객사 다변화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와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해 실적 공백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삼성SDI와 SK온도 완성차 고객사의 전동화 전략 조정 가능성에 대응해 사업 구조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응해 EV 중심 구조를 ESS·소형전지·전자재료 등으로 다변화하는 사업 구조 점검에 나섰다.


각형·원통형·전고체 등 제품 믹스를 재정비하고, 46㎜급 원통형 배터리 개발과 고객사 다변화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완성차 기업 KMG과 차세대 전기차 탑재용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 투자는 유지하면서, 북미·유럽 ESS 수요 확대를 통해 가동률과 실적 변동성을 보완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재편 전략으로 해석된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체제를 재편해,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단독 운영하고 켄터키 1·2공장은 포드가 맡는 구조로 전환했다. 이후 단독 공장 체제에서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및 ESS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운영 효율화와 재무 구조 개선을 병행해 전기차 캐즘 국면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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