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2심도 ‘무죄’…배임·위증도 검찰 주장 기각

산업 / 최영준 / 2025-02-03 16:30:47
재판부 “삼바 주요 위험 공시했어야 하지만 은폐로 보기는 어려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도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상당 기간 떠안고 있던 사법 리스크의 부담을 내려놓는 분위기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거짓이라고 판단하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추진한 여러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으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 역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회계 부정 혐의와 관련해 2019년 검찰이 압수했던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 역시 검찰이 제출한 주요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능력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 자격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유무죄의 판단 근거로 쓰는 증명력을 따질 수 있다.

또 부정거래행위와 관련해 이사회 결의-합병계약-주주총회 승인-주총 이후 주가관리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보고서 조작, 합병 성사를 위한 부정한 계획의 수립,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 검찰 주장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더불어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합병이 두 회사의 의견을 배제한 채 미전실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미전실의 조율·협력에 의해 합병이 결정됐고, 두 회사의 의사와 관련 없이 합병이 결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 검토에 소요된) 시간이 짧았다는 자체만으로 (합병이) 부실하다는 증표는 아니다”며 “합병 TF(태스크포스)와 미전실과의 관계가 일방적 의사결정의 지휘·지시 관계라고 볼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보고서가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작됐다는 검찰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삼성바이오의 허위공시·부정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되면 삼성바이오가 (삼바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제출한 대부분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처럼 (증거의) 선별 절차를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재량 아래 둘 수 없다”며 “적법성과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판의 주요 증거였던 삼성바이오의 서버와 관련해서도 “압수수색이 적법한지에 대해 검찰의 증명이 원심과 같이 부족하다”며 “영장 범위를 넘어 저장 정보가 일체 압수된 게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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