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KDDX 사업, 국익과 투명성 시험대(2부)

산업 / 최성호 / 2025-09-14 16:15:36
전략화 지연 책임 공방…방사청, ‘독단 행보’ 부담 커져
업계 “상생·공동개발 카드 배제 땐 미래 신뢰도 흔들릴 것”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가운데)이 대전 서구 방위사업청에서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한 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업대표(왼쪽), 어성철 한화오션 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이 수의계약 논란에 휘말리면서 단순한 발주 방식 논란을 넘어, 한국 방위산업 전반의 투명성과 국익, 그리고 향후 전략적 신뢰까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수의계약을 고수하는 이유로 ‘전략화 지연 최소화’를 앞세운다. KDDX는 한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 구축함으로, 설계와 건조에만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사업이다. 이미 1년 이상 늦춰진 상황에서 경쟁입찰을 진행하면 일정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방사청 내부에서는 “지금은 속도가 곧 국익”이라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국회와 업계에서는 이 논리가 지나치게 단선적이라고 반박한다. 국익은 단순히 일정 단축이 아니라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절차적 정당성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다.

수의계약은 국가계약법상 예외적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기술 독점 ▲국가 안보상 긴급성 ▲대체 불가능성이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KDDX는 조선 3사 모두 참여 가능한 사업 구조여서, 방사청의 ‘예외 상황’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국방 전문가 A씨는 “수의계약으로 밀어붙일 경우 법적 근거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향후 감사원 감사나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며 “대형 방산사업일수록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익에 더 큰 손실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KDDX는 단순한 함정 건조가 아니라, 전투체계·무기·전자전·통신 등 수십 개의 하위 체계 기업이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특정 기업 단독 계약으로 귀결될 경우, 협력 생태계는 축소되고 중소 방산업체의 기회는 크게 줄어든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동시 발주·공동개발 방식은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며 성장할 기회였다”며 “이 기회를 버리고 한 업체 독점 체제로 간다면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KDDX는 한국 해군의 전략 자산이자 동북아 안보 질서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의 방산정책이 불투명하게 진행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향후 한·미·일 안보 협력이나 방산 수출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익을 내세우면서 국회를 배제한 사업 추진은 결과적으로 정치적 신뢰를 훼손하고, 방위산업 전체의 국제 신뢰에도 타격을 준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KDDX 사업 향방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망한다. 첫째는 수의계약 강행으로 일정은 단축되지만 국회·업계 반발 심화, 법적 분쟁 가능성 존재한다. 

 

둘째는 경쟁입찰의 재도입으로 일정 지연 위험은 있으나 투명성·공정성 회복 가능한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절충형 모델이 점쳐 지는데 주계약사는 수의로 선정하되, 하위 체계는 경쟁입찰로 병행하는 방식이 거론 될 수 있다.

 

각각의 선택지는 속도와 신뢰라는 두 가치 중 무엇을 우선할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이번 KDDX 사업 논란은 한국 방위산업이 직면한 근본적 질문을 드러낸다. “속도냐, 신뢰냐.” 단기적 일정 단축이 국익인지, 절차적 투명성이 더 큰 국익인지에 대한 해답이 요구된다.

방사청이 이번 사업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KDDX뿐 아니라 향후 한국 방위산업 정책 전반의 정당성과 신뢰도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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