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진단] HD현대중공업, 호황기 속 처우 논란…노조 “임금 인상, 정규직 확대해야”

산업 / 이강민 / 2025-07-03 16:12:19
파업 찬반투표 시작…합법적 파업권 확보 여부 주목
11차례 교섭에도 합의점 없어 협상 교착 장기화
▲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조선업계가 대형 수주를 이어가며 호황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 노동자 처우에 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노동자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선업계의 인력난과 생산 차질, 더 나아가 작업 노하우 전수와 기술력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2일부터 4일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투표 결과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이 이어지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여름휴가 이전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실적 개선을 근거로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정년 연장, 성과급 기준 개선 등 실질적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사측은 최근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향후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교섭은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1차례에 걸쳐 이어졌지만, 본질적인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 측이 경영 설명만 반복하며 구체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조선업 현장에는 내국인 청년층 이탈과 인력 고령화,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및 비정규직 확대가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불황기 동안 많은 숙련공이 조선업을 떠났고, 반도체 공장 건설 등 타 산업으로 인력 유출이 가속화됐다. 최근 호황에도 인력 유입은 제한적이며, 신규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와 단기 인력이 급증했다.

조선업 특성상 여전히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지만, 자동화 도입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 일의 강도는 높고, 장기적인 인력 수급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단기 체류와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작업 노하우 전수와 기술력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노조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들이 임금협상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규직 채용 확대와 임금 정상화, 고용 안정이 이번 교섭의 핵심 요구로 떠오른 이유다. 노조는 현장 인력의 장기적인 안정 없이는 조선업 호황의 이익이 일시적 성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가 이번 투표와 조정 과정을 거쳐 파업권을 확보한다 해도, 실제 파업 돌입 전까지는 추가 교섭이 계속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예전 불황기 때 현장을 떠난 숙련공들이 최근 조선업 호황에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며, 반도체 등 다른 산업에 비해 임금 차이도 크고, 일 강도도 높다 보니 조선업 쪽으로 복귀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며 “회사가 임금 수준을 근본적으로 올려주지 않는 한, 인력난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교섭을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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