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세 매길 것" 트럼프 위협에…삼성·SK, "울고 싶어라"

산업 / 장연정 / 2025-07-09 14:29:48
▲ 이미지 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또 드리워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발 반도체 관세 부과는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철강·알루미늄(50%), 구리(50%) 등에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이 책정되면서 반도체에도 고관세가 적용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

 

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취재진에 "우리는 의약품, 반도체, 몇몇 다른 것들(에 대한 관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관세율과 발표 시기, 관세 부과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 후 반도체의 경우 이달 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가 담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세 확대' 카드를 내밀고 있는 만큼, 반도체 관세는 조사 직후 시행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미 상무부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중순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파생제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품목별 관세는 생산지와 상관없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관련 제품에 모두 매겨진다.

 

이 같은 관세 정책은 세수 확보는 물론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고, 전체 반도체 공급망을 확실히 미국에 두겠다는 사실상 '선전 포고'다.

 

실제로 미국은 관세 카드를 통해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지를 "미국에 두고 투자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준비 중이다. 양사 모두 메모리 생산시설은 미국에 없는 상태다.

 

반도체 관세 부과가 실현될 경우 메모리 생산시설까지 지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로 제품 원가가 올라가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춘) 반도체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며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태지만 공장 하나당 30조원에 달하는 메모리 시설을 미국에 지을지, 관세를 내는 것이 나을지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이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매기기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국과 대만 등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관세는 오히려 반도체를 사용하는 미국 업체들의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업계는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구체화할 방침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향후 정부의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관세 분야는 정부 차원에서 풀어야 하다 보니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하나의 의제로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끌어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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