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줌인] 한국유니온제약, 불성실공시로 상장폐지 위기…경영권 분쟁 여파

토요줌IN / 이강민 / 2025-08-08 09:05:47
최대주주 변경·공시 누락 등 중대한 위반으로 상장폐지 심사 대상
경영권 다툼과 자금난이 부른 악순환,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 한국유니온제약 CI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한국유니온제약이 최대주주 변경 등 중대사안을 공시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창업주 일가에서 정체불명 신생법인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을 은밀히 처리한 데 따른 중징계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한국유니온제약에 대해 21점의 벌점과 54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위반 내용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 미공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미공시, 최대주주 변경 지연공시 등 세 가지다. 특히 "고의의 중대한 위반"으로 분류되어 공시책임자 교체까지 요구받았다.

이로써 회사의 최근 1년간 누적 벌점은 35점에 달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이미 2024년 10월부터 거래정지 상태인 한국유니온제약은 상장폐지 위험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 경영권 분쟁, 창업주 vs 전문경영인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창업주 백병하 회장과 2024년 4월 영입된 양태현 공동대표 간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투자은행 출신인 양태현 대표는 회사 정상화를 명목으로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을 통해 약 110억원을 투입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유상증자 69억원과 전환사채 41억원을 통해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백병하 회장의 지분은 자연스럽게 희석됐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 측과 전문경영인 측 간의 갈등이 심화됐고, 2024년 10월 양측은 횡령·배임 혐의로 맞고소하며 정면충돌했다. 이에 따라 회사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당시 시장에서는 회사의 존속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 자금난에 몰린 창업주, 담보대출로 경영권 상실

경영권 분쟁으로 자금난에 몰린 백병하 회장 일가는 결국 외부 자금에 의존하게 됐다. 2025년 2월 18일 당시 최대주주였던 백병하 회장과 부인 안희숙 씨는 멜빈에프앤비와 5억원 규모의 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부부가 보유한 한국유니온제약 주식 157만6556주를 담보로 제공한 것인데, 이는 전체 지분의 19.93%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그러나 채무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올해 6월 23일 담보권이 실행됐다. 주당 317원의 가격으로 전체 지분이 멜빈에프앤비로 넘어가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창업주 일가가 하루아침에 지분을 모두 잃고 경영권에서 밀려난 것이다.

◆ 정체불명의 신생 법인 멜빈에프앤비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멜빈에프앤비의 정체는 의문투성이다. 2024년 10월 30일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경영자문 컨설팅을 표방하지만, 실질적 사업 실체는 불분명하다. 자본금 500만원에 지혜원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총계는 3600만원, 연매출은 3000만원에 불과하다. 사무실 역시 강남 삼성동의 5인 이하가 이용하는 공유오피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회사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69억원과 전환사채 41억원 발행을 결의했고, 이를 통해 양태현 대표 측은 최대주주로 올라서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해당 사안을 변경할 수 있는 이사진들이 모두 해임된 상태로 해당 사안이 진행될 수 없는 상태다. 

 

한국유니온제약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증거불충분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있고 이사진들이 모두 해임돼 이사회를 열 수 없는 상태”라며 “최대주주가 변경될 여지는 없다”라고 말했다.


◆ 거래정지 10개월째, 투자자 피해 심각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10개월째 거래정지 상태가 지속되면서 주주들의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담보권 실행 당시 적용된 주당 317원, 회사 전체 기업가치를 3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물론 이는 담보 계약상의 정산가격일 뿐 실제 거래된 시장 가격은 아니지만, 그만큼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심각히 저하된 상태였음을 방증한다.

주주들은 인터넷 주식게시판 등을 통해 회사 경영진의 안이한 태도를 비판하고, 개선기간 동안 무엇을 했기에 이런 기본적인 공시마저 놓쳤는지 질타하고 있다. 상장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소액주주들의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상장폐지 위험 상존

한국유니온제약은 현재 2026년 2월까지의 개선기간 중에 있다. 이미 2025년 1월에 한 차례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가 개선기간 부여로 유예된 전례가 있고, 이번 불성실공시 지정으로 상장폐지 위험이 더욱 커졌다.

거래소는 개선기간 종료 시점에 상장유지 여부를 재심사할 예정이며, 최악의 경우 개선기간이 취소되고 조기 상장폐지 절차로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사로서는 공시 책임자 교체 등 거버넌스 개선, 제재금 5400만원 기한 내 납부, 재발방지 체계 구축, 경영권 안정화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제재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경우 미납금액을 400만원으로 나눈 값의 1.2배에 해당하는 가중벌점이 추가로 부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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