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지상 무기 넘어 항공우주 체계 기업으로 도약

산업 / 이강민 / 2025-12-22 10:56:33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부터 천리안위성 사업까지
수주 상위 3건이 모두 항공우주…사업 무게중심 이동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IG넥스원은 올해 수주한 상위 3개 프로젝트가 모두 항공·우주 분야에 집중되면서, 전자전기와 정지궤도 위성 개발을 축으로 지상 무기 중심 방산 기업에서 LIG넥스원이 항공우주 체계 종합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 LIG넥스원 사옥 <사진=LIG넥스원>

 
◆ 공중에서 전장을 지배하는 핵심 자산…한국형 전자전기 개발

LIG넥스원이 올해 수주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약 1조9206억원에 달하는 한국형 전자전기(Block I) 체계개발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대한민국 공군이 처음으로 자체 전자전 항공기를 확보하기 위한 국책 프로젝트로 LIG넥스원은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항공기 플랫폼 도입과 기체 개조를 맡고 LIG넥스원은 전자전 임무의 핵심인 전자전 장비 개발과 체계 통합을 주관한다. 전자전기는 단순한 전투기 개조 기체가 아니라 적 방공 레이더와 통신망, 지휘통제 체계를 탐지·교란·무력화하는 전자공격(EA)과 전자지원(ES) 능력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 자산이다.

이를 위해 항공기 내부에는 고출력 전자파 송수신 장비, 정밀 신호처리 장치, 위협 분석 소프트웨어 등이 집약적으로 탑재된다. LIG넥스원은 전자전 장비의 설계·개발·통합은 물론 항공기와 임무장비 간 체계 연동까지 책임지며 사실상 전자전기 임무체계의 핵심을 담당한다.

이번 한국형 전자전기 개발 사업은 내년부터 2030년대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을 통해 LIG넥스원이 확보하게 될 전자전 장비 설계·통합 역량이 향후 무인기 탑재형 전자전 시스템이나 해군용 전자전 플랫폼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기술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대한항공과 LIG넥스원 컨소시엄의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 예상도/사진=대한항공

◆ 정지궤도 위성 본체를 책임지는 민간 주사업자

두 번째로 큰 수주 사업은 3208억원 규모의 천리안위성 5호 시스템 개발이다. 천리안위성 5호는 기존 천리안위성 2A호의 후속 기상·우주기상 위성으로 적도 상공 약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서 24시간 지구를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LIG넥스원은 이 사업에서 위성 본체와 시스템 개발을 총괄하는 주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위성의 구조 설계부터 전력·열 제어, 통신 시스템, 자세제어 시스템 등 위성 운용의 핵심 요소를 종합적으로 설계·구현해야 하는 역할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LIG넥스원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정지궤도급 위성 플랫폼을 종합 개발하는 경험을 확보하게 된다. 그동안 위성 부품이나 하위 시스템 공급에 머물렀던 수준을 넘어 위성 전체를 책임지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위성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상 관측 탑재체까지 확보

천리안위성 5호 사업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LIG넥스원이 기상 관측 탑재체 개발까지 연이어 수주했다는 점이다. 기상 관측 탑재체는 위성의 핵심 임무 장비로 가시광·적외선 관측 장비와 고정밀 센서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LIG넥스원은 위성 본체에 이어 탑재체까지 개발을 맡으면서 천리안위성 5호 전체 시스템을 사실상 통합 관리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이는 위성 플랫폼과 탑재체 간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찰위성이나 군 위성 개발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탑재체 개발을 통해 축적되는 고해상도 관측 기술과 신호처리 역량은 민·군 겸용 우주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어 LIG넥스원의 중장기 우주사업 전략에서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올해 수주 상위 3개 사업을 종합하면 LIG넥스원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분명한 변곡점에 진입했다. 지상 무기체계 중심의 방산 기업에서 항공기와 위성을 아우르는 항공우주 체계 기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전기와 정지궤도 위성은 모두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분류되는 고난도 항공우주 시스템이다. 이 두 분야에서 동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은 국내에서도 극히 제한적이다. 올해 수주 성과는 LIG넥스원이 단순한 방산 업체를 넘어 항공우주 기술을 축적한 체계 종합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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