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APEC] 트럼프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필라델피아 조선소서 추진”

산업 / 최성호 / 2025-10-30 08:35:57
이재명 대통령 요청 하루 만에 ‘승인’…中 제재 맞서 한화 조선소 직접 거론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핵연료 공급을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한국이 구식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이를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대대적으로 부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추진잠수함 건조는 주권사항이지만, 한미원자력협정 개정과 미국의 기술·연료 지원이 필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Approval)’을 언급한 것은 이러한 절차적 지원을 포함한 의미로 풀이된다.

‘中 제재’ 한화 조선소 직접 거론…동맹 상징 강화 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내 조선시설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핵심 기지다. 

 

한화는 지난 8월 50억달러(약 7조원) 추가 투자를 발표했지만, 중국 상무부는 이달 초 해당 조선소를 제재 목록에 올리며 거래를 금지시켰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필리조선소 건조’ 발언은 중국의 제재에 정면 대응하면서, 미국 내 조선산업 부활과 한미 기술동맹의 상징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李대통령 요청 하루 만의 ‘결단’…韓 핵잠 도입 공식화

이번 결정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한 직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은 잠항능력이 떨어져 북·중 잠수함 추적에 한계가 있다”며 “연료를 공급받아 재래식 무장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을 다수 건조하면 한미 양국의 방위 부담이 줄어든다”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도입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필요해 후속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오커스(AUKUS·미·영·호 안보협의체)를 통해 호주에만 핵잠 협력을 허용했으나, 한국에는 같은 수준의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승인’으로 한국은 동맹 현대화의 상징이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 역할을 강화하는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관세 인하의 대가로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 언급했던 ‘선불(up front)’ 표현은 이번에는 쓰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할 것이며, 한국의 부유한 기업과 사업가들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은 6,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양국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중 2,000억달러를 직접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한미 조선협력 자금으로 합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 말미에 “훌륭한 총리와의 훌륭한 여행이었다”고 썼다가 곧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a great President of South Korea)”으로 정정하며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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