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SK해운 인수 협상 결렬...불확실성 커진 HMM

산업 / 이강민 / 2025-08-05 08:53:00
협상 무산 공식 공시로 확인
7개월 협상 끝에 공식 결렬
HMM-SK해운 인수전 마무리
▲ <사진=HMM>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HMM의 해운업계의 대형 인수합병이 좌초됐다. 

 

SK해운 인수에 대해 지난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약 7개월간 협상이 이어졌지만, 끝내 가격 등 핵심 조건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HMM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SK해운 인수에 대한 “최종 협상 결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HMM은 그간 여러 차례 조회공시 요구에 ‘미확정’이라는 입장을 반복했으나, 이날을 기점으로 모든 협상이 마무리됐음을 명확히 했다.

 

이로써 시장에서 주목하던 해운업계 ‘빅딜’은 불발로 돌아가게 됐다.

◆ 인수가격과 조건의 간극

이번 협상의 결렬 배경에는 인수가격을 둘러싼 극명한 견해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해운의 기업 가치를 4조원대로 평가했지만, HMM이 실제로 인수 의사를 보인 금액은 2조원대에 그쳤다.

HMM은 SK해운의 모든 사업부가 아닌, LNG운반선을 제외한 일부 사업부 인수만을 원했으며, 매각 측은 자산가치를 최대한 높게 평가하고자 했다. 

 

가격뿐 아니라 인수 대상 자산의 범위, 인력 고용승계, 장기 운송계약의 조건 등에서도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은 반복적으로 난항을 겪었다. 결국 현격한 간극이 끝내 협상의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 실적 개선에도 매각 불발

SK해운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2018년 인수 이후 비주력 사업 정리와 장기 운송계약 확대, 노후 선박 매각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실제로 SK해운의 2018년 영업이익은 733억원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3957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장기계약 비중 역시 87%에 달해, 경기 변동성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이번 매각 협상 결렬로 한앤컴퍼니는 다시 국내외 복수의 인수후보들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매각 전략을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분할매각이나 사업부 통매각 등 여러 가능성이 새롭게 열릴 전망이다.
 

▲ <사진=HMM>

 
◆ HMM, 사업구조 다각화 '차질'

HMM은 현재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SK해운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와 LPG선 등 37척의 선박을 포함한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해왔다.

이는 해운 경기 변동성에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인수 금액과 고용 승계, 핵심 자산의 범위를 두고 매각 측과 견해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HMM의 비(非)컨테이너 부문 확장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HMM이 2030년까지 23조5000억원을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인수 무산으로 대규모 사업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

◆ 해운업 재편의 불확실성 확대

이번 인수 협상 결렬은 해운업계 재편의 불확실성을 크게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몇 년간 해운업 경기 호황과 구조조정 움직임 속에서 대형 인수합병이 업계 내 새로운 질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가격, 고용, 자산 범위 등 이해관계의 조율이 쉽지 않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SK해운 매각은 앞으로도 분할매각이나 복수 인수자 공동매입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될 수밖에 없고, HMM 역시 또다른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하거나 자체 사업 강화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 M&A의 문턱이 결코 낮지 않음을 이번 사례가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해운업계의 미래를 가를 핵심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공시를 통해 인수 협상 결렬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그동안 이어져 온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며 “앞으로 매각 측과 인수 측 모두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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