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보가 대신 갚아준 중소기업 대출 상환액 1.4조원…역대 최고

산업 / 양지욱 / 2026-02-16 03:03:16
대출 상환 못하는 중소기업 급증…기업은행 연체율도 큰 폭 상승

보증기관이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대신해 빚을 갚아준 규모가 사상 최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환율과 내수 부진이 겹치며 중소기업의 상환 여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사진=토요경제

1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기술보증기금(기보)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 일반보증 대위변제 순증액은 1조425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는 기보가 중소기업의 금융권 대출을 보증한 뒤, 기업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변제하는 제도다. 대위변제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한계 기업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보의 대위변제 순증액은 2021년 4904억원, 2022년 4959억원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9567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어 2024년에는 1조1568억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조31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다시 한 번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대위변제율 역시 가파른 상승세다. 2021~2022년 1.87%였던 대위변제율은 2023년 3.43%, 2024년 4.06%, 지난해 4.76%로 3년 연속 빠르게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경기 지역의 대위변제 순증액이 37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2997억원), 경남(1085억원), 부산(846억원), 경북(84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율은 제주가 8.46%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전북(6.48%), 울산(5.52%), 전남(5.12%) 등이 뒤를 이었다.

IBK기업은행의 연체율 지표에서도 중소기업의 경영 재정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00%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02%)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지난해 4분기 말에는 0.89%로 소폭 하락했지만, 1년 전(0.80%)과 비교하면 여전히 0.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박성훈 의원은 “중소기업들이 고환율과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단순히 빚을 대신 갚아주거나 탕감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 강화와 내수 활성화를 병행하는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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