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파산 고비 넘나…김병주 개인보증에 2000억 급물살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7-15 22:02:10
메리츠금융 16일 이사회서 긴급자금 심의
자금 확보해도 인수자·추가 운영비 마련은 과제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용 지부장이 13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홈플러스 전 점포 휴점에 대한 마트노조 입장 발표 기자회견 도중 정상화 대책 마련 및 사모펀드 규제 법안 신설을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산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대출금 전액에 대한 연대보증에 참여하는 방안이 마련되면서다. 다만 보증 약정과 자금 지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메리츠금융 이사회 의결과 실제 계약 체결이 남아 있다.

15일 유통·금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회생기업 신규자금대출(DIP 금융) 지원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사회가 지원안을 의결하면 대출과 보증 약정 체결을 거쳐 자금 집행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논의되는 구조는 메리츠금융이 홈플러스에 2000억원을 대출하고 MBK파트너스 법인과 김 회장이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2000억원 전액에 대한 보증에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김 회장이 이미 2000억원의 개인보증을 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김 회장이 개인 연대보증을 포함한 지원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토대로 양측이 잠정적인 합의안을 마련한 단계다.

당초 메리츠금융은 긴급 운영자금 중 1000억원을 지원하되 MBK파트너스 법인과 김 회장의 보증을 요구했다. 나머지 1000억원은 MBK 측이 직접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MBK 측은 메리츠금융이 2000억원 전액을 대출해야 보증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장기간 표류했다.

협상은 김 회장의 보증 범위를 2000억원으로 넓히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메리츠금융이 전액을 대출하고 MBK 측이 그에 상응하는 보증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다. 최대주주와 최대 채권자가 각각 보증과 자금 공급을 맡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홈플러스는 자금 확보가 시급하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운영자금 부족과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 결여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폐지 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간 안에 2000억원을 조달해 항고하면 법원이 회생절차 재개 여부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

운영자금이 고갈된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대형마트 매장의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쇼핑몰 부문은 입점 업체가 원할 경우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자금 조달 상황과 법원의 결정을 지켜본 뒤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도 자금 지원 논의를 환영하면서도 메리츠금융 이사회 의결과 실제 집행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000억원의 긴급자금이 집행되면 홈플러스 정상화를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00억원이 확보되더라도 홈플러스의 회생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자금은 상품대금과 임금, 전기료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당장의 현금을 충당하는 긴급 수혈 성격이 강하다.

회생절차가 재개되면 홈플러스는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추가 운영자금 마련과 납품 정상화, 임시 휴업 점포의 영업 재개도 필요하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도 넘어야 할 문제다. 법원 조사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2조5058억원,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으로 평가된 바 있다.

김 회장의 개인보증 참여는 파산을 막기 위한 마지막 협상의 물꼬를 텄다. 다만 메리츠금융 이사회 의결과 실제 자금 집행은 홈플러스가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다. 2000억원은 회생의 결론이 아니라 회생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을 사는 돈에 가깝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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