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덮친 ‘웰니스 열풍’ … “내 몸엔 돈 안 아낀다” 건강 소비 증가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5-28 17:40:55
신세계·CJ올리브영, 공간·플랫폼 앞세워 웰니스 시장 공략
“가격보다 가치”…건강관리 소비 일상화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웰니스(Wellness) 열풍이 유통가를 휩쓸고 있다. 건강관리 소비가 병원·약국에서 일상 리테일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유통·화장품 기업들이 앞다퉈 웰니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이너뷰티부터 기능성 디바이스까지 경쟁 범위도 점점 넓어지는 양상이다.
 

▲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식품관/사진=신세계그룹

 

웰니스는 질병 치료를 넘어 식습관·운동·수면·뷰티 등 삶 전반의 건강을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1961년 미국 의학자 헐버트 던(Halbert L. Dunn) 박사가 제시한 개념으로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을 아우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5조9626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1년 내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3.6%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매자 저변은 넓어졌지만 평균 지출은 줄어드는 ‘실속형 소비’ 흐름 속에서도 건강을 일상 루틴으로 관리하려는 수요는 전 세대로 확산되는 추세다. 시니어 가구의 구매 경험률이 전년 대비 2.6%포인트 오른 데 이어 10대 가구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나는 등 웰니스 소비의 연령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올리브베러 강남역점' 내부 전경/사진=CJ올리브영


◆ 유통·화장품 업계, 웰니스 공략 본격화

유통업계에서 국내 웰니스 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로는 신세계백화점과 CJ올리브영을 꼽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공간 전략으로 프리미엄 웰니스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은 약 1500평 규모에 식품·패션·리빙·다이닝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공간으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오픈 7주 만에 누적 방문객 25만 명을 돌파했다.

핵심 소비층인 3040 고객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프리미엄 웰니스 콘텐츠에 대한 견고한 수요를 입증했다.

대표적으로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식품관 ‘트웰브(TWELVE)’에서 선보이는 자체 브랜드 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 원물 본연의 풍미를 살린 클린 스낵 ‘트웰브 심플 머쉬룸 칩스’와 고함량 유산균을 담은 건강 스낵 ‘트웰브 웰니스 프로팝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고, 웰니스 스무디 브랜드 ‘트웰브 원더바’는 한 잔에 무려 1만5000원~2만8000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오픈 4개월 만에 누적 5만 잔 판매를 돌파했다.

 

▲트웰브 언더바에서 스무디를 팔고 있다/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본인의 건강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에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느끼는 경우 적극적인 소비로 이어지면서 웰니스 트렌드 역시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회사는 웰니스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CJ올리브영도 지난 1월30일 헬스 카테고리를 웰니스 전반으로 확장한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OLIVE BETTER)’를 론칭하고 서울 광화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올리브베러는 웰니스를 ▲잘 먹기 ▲잘 채우기 ▲잘 움직이기 ▲잘 가꾸기 ▲잘 쉬기 ▲잘 케어하기 등 6개 테마로 나눠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론칭 100일 성과도 가시적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과거 웰니스 상품 구매 이력이 없던 기존 회원 중 론칭 이후 웰니스 상품을 새로 경험한 고객이 180만 명을 돌파했다.

광화문 1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월 첫 주 7%에서 4월 말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하며 ‘K-이너뷰티’의 글로벌 경쟁력도 확인됐다. 올리브영은 연내 명동·성수 등 서울·수도권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10곳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뷰티 성공 공식을 웰니스 시장에 이식해 탄탄한 K웰니스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신진 웰니스 브랜드를 지속 발굴하고 시장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간과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은 뷰티테크 기술력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AI 기반 피부 진단 기술과 생체 모방 패치를 결합한 웨어러블 뷰티 디바이스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로 올해 초 CES 2026 뷰티테크 혁신상을 수상했다. 회사 창립 이래 첫 CES 수상으로, 이너뷰티·기능성 디바이스 등 웰니스 연계 제품군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반영됐다.

◆ “가격보다 가치”…웰니스 소비 구조 바뀐다

이들 기업이 웰니스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소비 패턴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인식이 ‘치료’에서 ‘관리’로 이동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내 몸에 투자하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고가 웰니스 제품이 오픈런을 부르는 것도 이 연장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럭셔리 소비 트렌드는 단순히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넘어 스스로의 건강과 삶의 질, 주변을 돌보는 데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른바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웰니스가 단순 건강 트렌드를 넘어 유통 소비 구조 자체를 바꾸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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