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소식] 외국인 209만명 몰리자…호텔·백화점 ‘K경험’ 경쟁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8-27 13:24:18
롯데호텔 교통·쇼핑 묶고 신라호텔 국악·한식…현대百 더마뷰티·백화점 4사 추석 선점
▲ 제헌절 연휴를 앞둔 16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여행객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텔과 백화점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이른 추석을 맞아 상품 판매를 넘어 ‘경험’을 파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호텔은 숙박에 한국의 교통·쇼핑·전통문화를 결합하고, 백화점은 뷰티 전문관과 프리미엄 명절 상품으로 체류시간과 구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27일 유통·관광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방한 외국인은 209만3223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8% 늘었다. 1~7월 누적 방한객도 1280만명으로 21.3% 증가했다. 중국 399만명, 일본 228만명, 대만 141만명 순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29.5% 많다.

소비도 외국인이 주도한다. 7월 국내 면세점 매출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77%에 달했다. 외국인 구매객은 130만명을 넘었고 매출은 약 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 증가했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63만원으로 내국인 18만원의 3배를 웃돌았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이런 흐름에 맞춰 외국인 전용 ‘롯데호텔 리워즈 익스클루시브 트래블 패스’를 내놨다. 객실과 함께 자개·십장생 문양을 적용한 한정판 티머니 카드 2장을 제공한다. 교통카드에는 각각 3000원이 충전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호텔 밖 소비도 묶었다. 롯데호텔 식음료와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롯데마트 할인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더그랜드롯데 서울과 롯데호텔 월드·부산, L7과 롯데시티호텔 등 국내 10개 호텔이 참여한다.

롯데호텔의 서울·부산 주요 체인호텔은 지난해 투숙객 가운데 외국인이 약 70%를 차지했다. 부산 지역 호텔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숙객 수도 전년 동기보다 약 35% 증가했다. 객실 판매에서 끝내지 않고 외국인의 이동과 쇼핑까지 계열사 소비로 연결하려는 이유다.

서울신라호텔은 추석을 한국문화 체험 상품으로 만들었다. 9월 24~26일 영빈관에서 ‘헤리티지 컬렉션-풀 문’을 열고 국악 공연과 한식 만찬을 함께 제공한다.

밴드 두번째달과 오단해·유태평양·김준수가 공연하고, 여수 돌문어 미나리 초회와 갈비구이, 전복 새우찜 등 한식을 내놓는다. 현미·오미자 마카롱과 막걸리·와인 등의 페어링도 구성했다. 외국인에게는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상품이고 내국인에게는 도심에서 명절을 보내는 ‘추석 호캉스’ 상품인 셈이다.

백화점은 뷰티 영역을 세분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8일 판교점에 유통업계 최초의 더마뷰티 전문 편집숍 ‘코오드’를 연다. 165㎡ 규모 매장에 제약사·피부과 전문의 등이 개발한 더마뷰티 브랜드를 포함해 기능성 헤어·바디까지 250여개 브랜드를 들인다. 내년 초 더현대 서울에도 2호점을 낼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7일 온라인몰에 건강기능식품과 이너뷰티, 바디케어, 운동·여행용품을 모은 ‘웰니스 전문관’을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K뷰티 소비가 일반 화장품에서 건강·웰니스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겨냥했다.

추석 경쟁도 이미 시작됐다. 올해 추석은 9월 25일로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빠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지난 14일, 갤러리아백화점은 21일부터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롯데는 약 190개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고 인기 상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최대 두 배 늘렸다. 신세계는 사전예약 품목을 370여개로 25% 확대했다. 현대는 예약 물량을 20% 늘리고 바카라 텀블러와 뱅앤올룹슨 이어폰 등 비식품 선물까지 확대했다. 갤러리아는 한우·성게알·캐비어 등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을 내놨다.

최근 호텔과 백화점의 움직임에는 공통점이 있다. 호텔은 객실만 팔지 않고 교통·쇼핑·음식·공연을 묶고, 백화점은 전통적인 명품·식품 판매에서 전문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영역을 넓힌다.

월간 방한객이 200만명을 넘고 면세점 매출의 77%를 외국인이 만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더 많은 소비로 연결하느냐가 유통·호텔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른 추석까지 겹친 9월은 이 같은 ‘경험 소비’ 전략의 성과를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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