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통家] 신세계, 협력사 지원 '현금·금리' 두 축…추석 1.95조 지급·기금 75% 확대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8-31 11:00:12
이마트·신세계百·SSG닷컴 최대 12일 앞당겨 납품대금 지급
신세계라이브쇼핑 동반성장기금 100억→175억원…협력사 최대 5억원 대출
중소기업·소상공인 26.4% 채무부담 호소…납품대금 회수기간 중요성 커져
▲ 신세계그룹 CI

 

신세계그룹이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 지원을 납품대금 조기 지급과 저금리 금융지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거래대금을 먼저 지급해 협력사의 운전자금 회전기간을 줄이고, 별도 동반성장기금을 통해 대출금리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최근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원 방식도 단순 자금지원보다 현금흐름과 금융비용을 함께 낮추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3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SSG닷컴은 올해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에 총 1조9500억원의 납품대금을 지급한다. 일부 대금은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2일 앞당긴다.

다만 1조9500억원 전체가 조기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조기 지급분과 기존 거래조건에 따라 지급하는 정기 지급분을 합한 금액이다. 협력사에 추가로 지원되는 자금이라기보다 이미 지급해야 할 상품대금 가운데 일부의 지급시점을 앞당기는 구조다.

이 차이는 납품업체 입장에서 중요하다.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한 중소기업은 대금을 받을 때까지 원재료비와 임금, 물류비 등을 먼저 부담해야 한다. 대금 지급일이 짧아지면 같은 매출에서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명절처럼 상여금과 원재료 구매 등 단기 자금수요가 몰릴 때는 지급일을 며칠 앞당기는 것 자체가 운전자금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최근 중소기업의 금융환경도 이런 지원의 배경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7월 대출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500곳을 조사한 결과 26.4%가 현재 채무부담을 '부담된다'고 답했다. 최근 1년 동안 실제 연체하지는 않았지만 연체 위기를 겪었다는 기업도 20.0%였다.

한국은행의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예금은행 기업대출금리는 연 4.20%였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우대금리 취급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기준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국면에 들어선 만큼 자금조달 비용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신세계는 납품대금 지급 외에 금융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이날 IBK기업은행과 'ESG 경영 확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동반성장기금을 기존 100억원에서 175억원으로 75% 늘렸다.

신세계라이브쇼핑과 거래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이나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는 중소 협력사가 대상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추천을 받은 업체는 한 곳당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금리 우대도 적용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이 2021년부터 운영해온 금융지원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도 2011년부터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며 협력사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납품대금 조기 지급과 동반성장기금은 효과가 다르다.

대금 조기 지급은 협력사가 이미 판매한 상품의 대금을 빨리 회수하도록 해 단기 운전자금 수요를 줄인다. 동반성장기금은 추가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이자 부담을 낮추는 장치다. 하나는 차입 필요기간을 줄이고 다른 하나는 차입 비용을 낮춘다.

신세계가 두 제도를 동시에 확대하는 것은 협력사 지원에서도 현금 지급시기와 금융비용 관리가 함께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올해 발표한 1조9500억원을 지난해 조기 지급 규모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SSG닷컴이 1만700여개 협력사에 2000억원의 납품대금을 최대 15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당시 2000억원은 조기 지급 규모로 제시됐다.

올해 1조9500억원은 조기 지급분에 정기 지급분을 더한 총 지급액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이 가운데 실제로 지급시점을 앞당기는 금액과 대상 협력사 수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해 2000억원에서 올해 1조9500억원으로 지원 규모가 급증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협력사 지원의 실질적인 효과를 판단하려면 전체 납품대금보다 조기 지급 대상 금액과 업체 수, 평균 단축기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신세계의 이번 조치는 명절성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 금융지원 확대를 함께 붙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신세계라이브쇼핑이 동반성장기금을 75% 늘리면서 단기 현금흐름뿐 아니라 협력사의 차입비용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향후 관건은 지원 규모보다 실제 이용률이다. 동반성장기금 175억원 가운데 중소 협력사가 실제 얼마나 대출받는지, 적용되는 금리 우대가 일반 기업대출과 비교해 어느 정도 금융비용을 절감하는지가 확인돼야 지원 효과를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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