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에이본 84억원에 매각…증권가 “저수익 사업 정리 긍정적”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8-25 09:59:40
7년 만에 북미 비핵심 자산 정리
연매출 2600억원 감소 전망
“영업이익 영향은 제한적”

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했던 미국 화장품 직접판매 업체 더에이본컴퍼니를 약 84억원에 매각한다.

 

인수와 자금 지원 등에 약 5170억원을 투입했지만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7년 만에 정리에 나선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낮은 매각가격보다 저수익 사업을 걷어내고 자체 브랜드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 LG광화문빌딩 [LG생활건강]

25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미국 종속회사 LG H&H USA는 더에이본컴퍼니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에 600만달러(약 83억5800만원)에 넘기기로 했다. 거래는 오는 9월 1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캐나다 법인 지분 전량도 1달러에 양도한다.

인수자인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는 에이본 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글로벌 투자회사 리전트의 관계사다.

LG H&H USA는 매각에 앞서 더에이본컴퍼니에 빌려준 2억550만달러(약 2863억원)를 자본으로 전환한다. 현금을 추가로 납입하지 않고 기존 대여금을 주식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사모펀드 운용사 서버러스로부터 더에이본컴퍼니 지분 전량을 145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5월에는 LG H&H USA 유상증자를 통해 6000만달러(약 861억원)를 추가로 지원했다. 인수대금과 현금 출자, 이번 출자전환 금액을 합치면 투입 규모는 약 5170억원이다.

130년 역사의 더에이본컴퍼니는 방문·직접판매 시장이 위축되면서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순손실은 301억원이며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136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인수를 주도했던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실적 악화가 본격화한 2022년 18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LS증권은 에이본 매각으로 LG생활건강의 연간 연결 매출이 약 2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에이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낮았던 만큼 전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에이본이 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외형 축소보다 수익성 개선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번 매각을 LG생활건강의 북미 사업이 에이본 유통망에서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전환됐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북미 매출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3% 증가해 처음으로 중국 매출을 넘어섰다. 북미 매출에서 자체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50%까지 높아졌다.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해도 북미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 닥터그루트와 빌리프, CNP 등 K뷰티·웰니스 브랜드에 마케팅비와 투자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소매 유통과 디지털 채널을 확대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힌다는 방침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