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AX 인재 채용 전면에…9월 15개사·50여 직무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8-31 10:54:55
3월 30여·6월 20여 직무서 확대…올해 세 번째 세 자릿수 신입 채용
신동빈 "AX는 생존 최우선 과제"…AI 역량 채용·평가 기준으로
청년실업률 6.8% 속 전국 12개 대학 채용박람회·지역인재 접점 확대
▲ 롯데 9월 예측가능한 수시채용 공식 포스터 [롯데]

 

롯데가 9월 신입사원 모집 직무를 50여개로 확대하고 인공지능(AI) 전문인력 채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3월 30여개, 6월 20여개였던 모집 분야를 다시 넓힌 것이다. 계열사별 수시채용을 분기 단위로 묶은 데 이어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이 임직원 교육과 업무 혁신을 넘어 신규 인력 선발까지 내려오고 있다.

31일 롯데지주(대표이사 신동빈·고정욱·노준형)와 그룹 채용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달 1일부터 롯데백화점과 롯데웰푸드, 롯데건설, 롯데이노베이트 등 15개 계열사에서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모집 분야는 영업과 마케팅, 연구개발(R&D), AI 등 50여개 직무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진행하는 '예측 가능한 수시채용'이다. 롯데는 계열사가 필요할 때마다 개별적으로 사람을 뽑는 기존 수시채용의 단점을 줄이기 위해 채용 시기를 3·6·9·12월로 정례화했다. 지원자는 연간 채용 시기를 미리 파악할 수 있고 계열사는 필요한 직무를 각 분기에 맞춰 선발하는 방식이다.

모집 범위는 분기마다 달라졌다.

지난 3월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칠성음료 등 15개 계열사가 MD와 영업, 마케팅, 경영지원 등 30여개 분야에서 세 자릿수 인력을 모집했다. 6월에는 롯데마트·슈퍼와 롯데건설, 롯데월드, 롯데하이마트 등 12개 계열사가 20여개 직무에서 세 자릿수 채용을 진행했다.

9월에는 참여 계열사가 다시 15개로 늘었고 모집 직무도 50여개로 확대됐다.

이번 채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AI다.

롯데이노베이트와 롯데건설은 자연어와 시각·음성 처리, R&D 등 AI 전문인력을 선발한다. 영업·마케팅·관리 직군 중심의 기존 그룹 채용에 그룹 AX 전략을 실행할 기술인력을 직접 넣은 것이다.

이는 올해 들어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인력 운영 방향과 맞닿아 있다.

롯데는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50여명을 대상으로 'CEO AI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교육에 직접 참여해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신 회장은 당시 "AX는 선택이 아닌 그룹의 생존이 걸린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연말까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AI 활용 역량을 향후 채용과 평가에서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7월 열린 하반기 VCM에서도 이 방향은 이어졌다. 롯데는 가격 모니터링과 수요예측, 글로벌 시장전망 분석 등에 활용하는 10여개의 AI 에이전트를 경영진에게 공개했다. AI를 별도 IT사업이 아니라 유통·식품·화학·호텔 등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공통 인프라로 확산하는 단계다.

이번 채용에서 롯데건설까지 AI 전문인력 모집에 들어간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AI 인력 채용이 정보기술 계열사인 롯데이노베이트에 머물지 않고 사업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용 시점도 주목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달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6.8%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보다 10만8000명 늘었지만 청년층의 취업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롯데가 채용박람회 범위를 서울 밖으로 넓힌 것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다.

롯데는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서울대와 성균관대, 연세대, 서강대, 고려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전국 12개 대학에서 채용박람회를 연다. 정기 채용에 참여하는 15개 계열사보다 많은 20개 계열사가 박람회에 참여한다.

지역별 채용도 별도로 진행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롯데정밀화학은 UNIST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이공계 인재를 찾는다. 롯데백화점은 충청과 호남, 영남 지역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다만 세 자릿수 채용이라는 전체 규모만으로 롯데의 고용이 크게 확대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롯데는 3월과 6월에도 각각 세 자릿수 규모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최종 선발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계열사별 퇴직과 인력 이동까지 포함한 그룹 전체 고용 순증 여부와도 구분해야 한다.

이번 채용에서 확인되는 변화는 인원보다 직무 구성에 있다. 수시채용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채용 시기를 분기별로 묶고, AX를 실행할 AI 전문인력을 기존 사업 계열사까지 확대하고 있다.

롯데가 올해 강조해 온 AX 전략이 경영진 교육과 내부 시스템 구축 단계를 지나 신규 인력 선발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12월 네 번째 정례 수시채용에서 AI 직무가 어느 계열사까지 확대되는지가 그룹의 인력 재편 속도를 보여줄 다음 지표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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