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의 A2는 우유 한 팩의 문제가 아니다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7-14 09:49:20
A2+우유 누적 1억1900만개 돌파…수입 멸균유 공세 속 국산 원유 프리미엄화
주주 수익보다 조합원 목장·원유 판로·낙농 기반 지속성에 방점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문진섭, 이하 서울우유)이 흰우유 시장의 구조적 위기에 A2+우유로 대응하고 있다. 출산율 하락과 수입 멸균유 공세로 국내 흰우유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서울우유는 국산 원유의 품질을 높여 프리미엄 시장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단순한 신제품 확대가 아니라 조합원 목장과 국산 원유 공급망을 함께 지키는 협동조합형 생존 전략에 가깝다.

 

▲ 서울우유 A2+우유 5종 [서울우유]

 

서울우유의 A2+우유는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1억1900만개를 넘어섰다. 용량으로는 약 2400만 리터다. 서울우유가 5년간 약 80억원을 투자해 2024년 4월 선보인 이 제품은 A2 단백질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에서 생산한 원유를 별도로 분리·집유해 만든 프리미엄 흰우유다.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등급의 고품질 원유를 사용하고, 목장·집유·생산·제품 단계에서 검사를 거친다.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도 적용했다.

이 성과를 단순한 제품 흥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서울우유의 A2 전략은 제품 마케팅을 넘어 국산 낙농 기반을 지키기 위한 산업 전략의 성격을 갖는다. 국내 유업계는 인구구조 변화와 소비 감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멸균유 확산이라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일반 유업체라면 단백질 음료, 커피, 디저트, 대체음료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서울우유는 흰우유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쪽을 택했다.

이 선택은 서울우유가 주식회사가 아니라 협동조합이라는 점과 맞닿아 있다. 주식회사는 주주의 투자수익과 기업가치 제고가 핵심이다. 서울우유는 낙농가 조합원이 생산한 원유의 판로를 넓히고, 유통을 원활하게 하며,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것이 조직의 본령이다. 우유 한 팩의 매출만 보는 회사가 아니라, 그 우유 뒤에 있는 목장과 원유 공급망을 함께 봐야 하는 구조다.

그래서 A2+우유는 서울우유에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비싼 우유를 더 많이 팔겠다는 전략을 넘어 조합원 목장이 생산하는 국산 원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A2 원유 체계는 젖소의 유전형질 검사, 목장 단위 관리, 별도 집유망, 생산라인 분리, 품질검사 체계를 필요로 한다. 낙농가와 조합, 공장, 유통망이 동시에 움직여야 가능하다. 단기 수익만으로 판단하면 부담이 큰 사업이지만, 협동조합 관점에서는 원유의 미래 판로를 만드는 투자다.

서울우유는 A2 원유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A2 원유 집유량은 하루 평균 50톤 이상으로 알려졌다. 2026년 말에는 하루 평균 약 100톤, 2027년에는 약 260톤, 2028년에는 약 600개 목장에서 하루 평균 800톤 이상의 A2 원유를 확보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A2 중심의 원유 체계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계획대로라면 A2+우유는 일부 프리미엄 제품을 넘어 서울우유 원유 체계의 핵심 축이 된다.

다만 A2 우유를 만능 제품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 A2 우유는 의약품이 아니고, 유당불내증을 치료하는 제품도 아니다. 다만 일반 우유를 마신 뒤 불편감을 느끼는 일부 소비자에게 소화 부담 완화 가능성이 제기돼 왔고, 이 점이 프리미엄 흰우유 시장의 수요를 넓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건강 효능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우유가 소비자의 품질 기대와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연결했다는 점이다.

서울우유의 전략은 A2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우유는 2026년도 사업 규모를 2조3400억여원으로 확정하고, 경영목표를 ‘신성장 동력 구축을 통한 내실 경영 기반 확립’으로 정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 해외 수출 활성화, 조합원 실익 지원, 목장 경영 안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향이다. 이는 단순 외형 확대가 아니라 협동조합형 체질 개선에 가깝다.

저탄소 낙농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우유는 디에스엠퍼메니쉬, 에이씨씨와 저탄소 낙농 생태계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목표는 저탄소 유제품 소비 확대, 국내 저탄소 농장 인증 확대, 저탄소 낙농 생태계 구축이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낙농의 지속가능성을 높이지 못하면 국산 우유의 경쟁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우유가 저탄소 낙농을 추진하는 이유다.

포장 혁신도 의미가 있다. 서울우유와 SIG는 알루미늄층을 제거한 무균 종이팩 기술을 적용한 ‘서울우유 흰 우유’로 2026 세계 유제품 혁신 어워드에서 최고 CSR·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부문을 수상했다.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환경 부담을 줄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원유 품질, 목장 지속성, 포장 혁신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우유의 최근 전략은 흰우유 소비 감소에 대응해 원유 품질, 생산 기반, 유통·포장 체계를 함께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A2+우유는 원유 품질 차별화에, 저탄소 낙농은 목장 생산 기반 개선에, 친환경 포장재는 유통·소비 단계의 환경 부담 저감에 맞춰져 있다. 제품 판매 확대와 조합원 목장 기반 유지가 동시에 과제가 되는 협동조합 구조가 반영된 전략이다.

과제도 남아 있다. A2 원유 전환에는 목장 검사, 분리 집유, 생산라인 관리, 품질 검증 비용이 따른다.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 저항도 넘어야 한다. 공급 확대 과정에서 품질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A2+우유가 장기 제품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와 안정적 원유 공급망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서울우유는 2026년 사업계획에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 해외 수출 활성화, 조합원 실익 지원, 목장 경영 안정, ESG 경영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A2 원유 확대 계획도 이 흐름의 일부다. 흰우유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서울우유는 제품군 다변화와 함께 국산 원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우유의 A2 전략은 단일 제품 판매 성과를 넘어 국산 원유 공급망의 경쟁력 확보와 연결돼 있다. 수입 멸균유 공세와 소비구조 변화 속에서 서울우유가 A2 원유 확대, 저탄소 낙농, 친환경 포장 전환을 어떤 속도로 안착시키느냐가 향후 협동조합형 유업 모델의 지속성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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