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美 소송전, 절차상 승리에도 ‘본안 리스크’ 는 여전

유통·소비재 / 양지욱 / 2026-07-08 16:13:48
전 법인장 부당해고 소송·회사 측 맞소송·선크림 집단소송 모두 현재 진행형

에이블씨엔씨가 전 미국법인장 소송에서 절차상 유리한 결정을 받아냈지만, 미국 현지 법무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 남웅 에이블씨엔씨 현재 미국 법인장[에이블씨엔씨]

 

원고 측 변호사의 특권 문서 취급 문제를 현지 법원이 인정하면서, 회사는 11만897달러의 변호사 비용 지급 명령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장세훈 전 미국법인 공동대표가 제기한 보복성 부당해고 주장, 회사 측이 제기한 리베이트·경쟁사업 관여 의혹, 별도 선크림 표시광고 집단소송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핵심 사건은 뉴저지 연방법원에 계류된 Chang v. Able C&C Co. Ltd.(사건번호 2:23-cv-02590)이다. 장 전 대표는 에이블씨엔씨 한국 본사에 고용돼 미국 자회사 Able C&C US, Inc.에서 공동 최고경영자로 일하다 해고됐다. 그는 이후 한국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장 전 대표의 주장은 “문제를 제기했더니 해고됐다”는 것이다. 그는 퇴직 보너스 성격의 ‘exit bonus’를 문의했고, 회사 운영상 부정행위 가능성과 제품 규제 관련 우려를 제기한 뒤 보복성으로 해고됐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뉴저지 내부고발자보호법인 CEPA(Conscientious Employee Protection Act) 위반 청구로 이어졌다.

에이블씨엔씨 측 주장은 다르다. 회사는 장 전 대표가 내부 고발자여서 해고된 것이 아니라, 재직 중 리베이트 수수와 경쟁사업 관여 의혹이 있었다고 맞서고 있다. 

 

8일 연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회사 측은 장 전 대표 등을 상대로 뉴저지 주법원에도 별도 소송을 냈다. 사건명은 Able C&C US, Inc. v. Sehoon Chang, et al.(사건번호 BER-L-3844-23)이다. 이 사건은 리베이트 수수, 충실의무 위반, 경쟁사업 관여 의혹과 관련돼 있다.

쉽게 말해 장 전 대표는 “내부 문제를 제기했다가 잘렸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회사는 “전 법인장의 비위 의혹”이라고 반박한다. 어느 쪽 주장도 본안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선 변호사 비용 명령은 회사에 유리한 절차상 결정일 뿐 본안 리스크의 종료로 볼 수 없다.

제품 규제 문제 역시 완전히 사라진 쟁점은 아니다. 공개 법원 기록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 제품 관련 규제 요건을 다룬 법률 메모가 소송 과정에서 문제 됐다는 점이다. 

 

법원은 해당 문서를 변호사-의뢰인 특권이 적용되는 비밀문서로 봤다. 이는 제품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사업에서 제품 규제 관리 문제가 전 법인장 소송의 일부 쟁점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회사 측은 여전히 부담이다.

별도 소비자 집단소송도 진행 중이다. 2024년 2월 뉴저지 연방법원에는 Bui et al. v. Able C&C US, Inc., (사건번호 2:24-cv-01157)가 제기됐다. 원고들은 뷰티 브랜드 ‘미샤’와 ‘어퓨’ 일부 선크림 제품이 “waterproof”, “sweatproof”, “all UV rays” 차단 등으로 표시돼 소비자를 오인시켰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가볍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선크림 규제 체계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선크림을 일반의약품(OTC·Over-The-Counter)으로 관리한다. FDA는 선크림 제조사가 제품을 “waterproof”, “sweatproof”, “sunblock”으로 표시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표현은 제품 효과를 과장할 수 있다는 이유다. FDA는 물이나 땀에 대한 지속 효과를 주장하려면 “water resistant”로 표시하고, 표준 시험에 따라 40분 또는 80분 동안 효과가 유지되는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 집단소송은 단순한 소비자 불만이 아니다. 원고 측 주장이 인정될 경우 쟁점은 제품 만족도 차원을 넘어 미국 일반의약품 표시광고 규제 준수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장 전 대표 소송과는 별개 사건이지만 에이블씨엔씨의 미국 사업에서 제품 표시·규제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함께 볼 필요가 있다.

 

▲ 에이블씨엔씨 미샤 미국 아마존 입점 1년만에 115%의 매출 신장 기록. [에이블씨엔시]

결국 에이블씨엔씨의 미국발 소송 리스크는 이제 본안 공방 국면에 접어들어다. 전 미국 법인장이 주장한 보복성 부당해고 문제가 본안 판단을 앞두고 있고, 회사 측이 제기한 리베이트 수수 및 경쟁사업 관여 의혹도 별도 사건으로 다퉈지고 있다. 선크림 제품의 표시·광고 문제를 둘러싼 소비자 집단소송 역시 남아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지난달 30일 장 전 대표와의 소송에서 절차상 유리한 결정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관련 사항이 절차상 승리와 법적 리스크 해소와는 그 본질이 다르다. 

 

미국 사업이 회사의 주요 성장축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현지 소송과 규제 문제는 단순한 법무부서 이슈로 보기 어렵다. 

 

향후 본안에서 장 전 대표의 내부고발·부당해고 주장이 어떻게 판단되는지, 회사 측 리베이트 의혹 주장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선크림 표시광고 소송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는지가 에이블씨엔씨 미국 사업의 신뢰도와 향후 매출신장을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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