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지펀드 3곳 가세…쿠팡 투자자들, 韓정부 상대 ISDS 압박 확대

유통·소비재 / 이덕형 / 2026-02-12 08:23:16
한미FTA 위반 주장에 USTR 301조 조사 촉구까지…통상 분쟁 비화 가능성
▲쿠팡본사 모습/사진=자료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아 국제투자분쟁(ISDS) 절차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기존 투자사에 이어 미국계 자산운용사 3곳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사안이 단순 기업 분쟁을 넘어 한미 통상 이슈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투자회사 에이브럼스 캐피털, 두라블 캐피털 파트너스, 폭스헤이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적 이의 제기에 공식 가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 개시 의향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그린옥스 캐피털과 알티미터 캐피털은 지난달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고, 그 결과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입었다며 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제한적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안을 과도하게 확대해 범정부 차원의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조치”를 조사해달라는 청원도 제기했다. 이번에 참여한 세 회사 역시 해당 301조 조사 요청을 공식 지지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최근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쿠팡 측에 보내고,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에게 오는 23일 출석해 관련 진술을 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공개 청문회가 아닌 비공개 진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원 공화당 의원 모임인 ‘공화당 연구위원회(RSC)’도 소환장을 공개하며 “미국 기술기업들이 공정하게 대우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사들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술기업을 겨냥한 선별적 법 집행과 불균형한 규제 조사,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으로 미국 주주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ISDS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대상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로, 한미 FTA에도 관련 조항이 포함돼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쿠팡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대응했을 뿐이며, 특정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치권의 쿠팡 엄호 움직임에 대해서는 기업 측 로비의 영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실제 ISDS 제소로 이어질 경우 통상·외교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SDS는 중재 판정까지 수년이 소요되고, 손해배상 규모도 수천억 원대에 이를 수 있어 정부 재정과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USTR의 301조 조사로 연결될 경우, 통상 보복이나 무역 압박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쿠팡 투자자들의 공동 대응이 확대되면서, 개인정보 규제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 문제가 한미 통상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덕형
이덕형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덕형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