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중 정상회담 때 4일 멈춘다…반도체 수출 48% ‘가격 공백’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23 12:32:59
23일 추석 전 마지막 거래…28일 시장 재개
24일 백악관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관세·AI·희토류 쟁점…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영향권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9.23 [연합뉴스]

 

한국 증시가 나흘간 문을 닫는 사이 미·중 경제관계의 향방을 가를 정상회담이 열린다. 반도체가 이달 한국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 집중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회담 결과에 따른 대외 변수는 28일 증시가 다시 열릴 때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와 외신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이날 거래를 끝으로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휴장하고 28일 다시 문을 연다. 한국거래소는 연휴 직전인 23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되는 야간 파생상품 거래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 기간 미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25일 국빈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2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정상이 한국 증시가 거래를 멈춘 상태에서 무역·인공지능(AI)·희토류 등 한국 주력 산업과 직결된 문제를 논의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회담의 직접적인 경제 현안은 오는 11월 만료를 앞둔 미·중 무역 휴전의 연장 여부다. 지난 20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가진 사전협상에서는 무역과 AI, 핵심광물이 논의됐다. 양측은 AI 위험에 대한 공식 대화체계를 만들기로 했지만 무역 휴전 연장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도 당시 협상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에 더 민감한 부분은 반도체와 핵심광물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한국 수출은 71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가 341억달러로 역대 같은 기간 최대였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8%에 달한다. 반도체 한 품목의 대외 변수에 한국 수출과 증시가 동시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희토류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의 최대 70%, 정제능력의 85%, 희토류 금속합금·자석 생산의 약 90%를 차지한다. 자동차와 반도체, 방산 등 주요 제조업에 필요한 소재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희토류 수출 허가의 안정적인 이행을 요구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미·중 기술경쟁의 강도가 핵심 변수다. 직접적인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가 이번 회담에서 합의될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사전협상에서는 고성능 AI 칩 수출통제가 다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회담을 곧바로 ‘반도체 규제 완화 회담’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 다만 AI 경쟁과 중국의 기술 접근, 공급망 문제가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는 만큼 향후 규제 방향을 가늠할 신호는 나올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희토류와 중국 공급망이 더 직접적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정책 변화는 전기차 모터와 전장부품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중국은 리튬·코발트·흑연 등 주요 배터리 광물 정제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정책을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에는 기회와 비용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의 시간차다.

23일 코스피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장 초반 7153.99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을 이끌었고 외국인은 오전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그러나 오전 11시20분에는 7023.87까지 상승폭이 줄었다. 연휴를 앞둔 차익실현도 나타났다.

한국 시장이 쉬는 24~25일에도 미국 증시와 외환·채권시장은 움직인다. 미·중 정상회담의 발언과 합의 내용은 이들 시장에서 먼저 평가될 수밖에 없다. 국내 투자자는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주식 가격에 반영할 수 없고, 28일 개장 이후 누적된 변수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번 추석 연휴가 평소와 다른 이유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합의가 나오는지가 핵심은 아니다. 무역 휴전의 연장 여부, 희토류 공급망, AI 경쟁을 둘러싼 양국의 방향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국 수출의 47.8%를 반도체가 차지하는 시점이다. 미·중 사이에서 발생하는 작은 정책 변화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자동차·배터리와 코스피 전체로 전달될 수 있다. 나흘의 휴장 기간은 단순한 명절 연휴가 아니라 세계 시장의 가격은 움직이는데 한국 시장의 가격발견만 멈추는 시간이다.

28일 첫 거래가 주목되는 이유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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