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사회·안전기술 고도화로 국가 에너지 공급망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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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가스공사 홍의락 사장 [토요경제] |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천연가스와 전력의 운영정보를 연결하는 수급관리 혁신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전환과 현장 중심 안전경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가스 공급을 넘어 국가 전력시스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제19대 사장으로 취임한 홍의락 사장은 취임 100일 동안 전력거래소와의 협력체계 구축, 전사 AI 전환조직 발족, 현장 이사회 운영 등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변화는 전력과 가스의 수급정보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9월 29일 한국전력거래소와 에너지 핵심인프라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발전소 가동과 가스 공급에 관한 운영정보 공유, 비상상황 공동 대응, 계통운영 인력 간 기술교류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발전소 기동·정지 정보와 가스 공급압력을 실시간으로 연계해 시각화하는 전산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력과 가스의 수급정보를 함께 활용하면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연료 공급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전력 수요가 급변할 때 가스 공급계획과 발전설비 운영을 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관 간 업무협약을 넘어 가스공사의 역할을 발전 연료 공급에서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운영체계로 확대하려는 시도다.
홍 사장은 당시 "가스는 곧 전기"라며 가스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과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와도 맞닿아 있다.
가스발전은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비교적 신속하게 출력을 조정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변동하거나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전력망의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가스공사가 지난 10월 개최한 KOGAS 포럼에서도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천연가스의 유연성 자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홍 사장은 이러한 전력 수급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조직 운영에 본격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12일 최고경영자 주도의 '정보자산 기반 AI 전환(AX) 추진 태스크포스(TF)' 발족을 발표했다.
경영관리부사장을 중심으로 기획·마케팅·안전·생산·공급·정보화 등 주요 부서의 관리자와 실무자가 참여하는 조직이다.
각 부서에 분산된 데이터와 업무지식을 통합하고 AI 적용 가능성이 높은 업무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그동안 축적한 수급 및 시설 운영정보를 AI 분석과 결합하면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공급시설 관리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앞으로 검증해야 할 목표다.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된 성과는 조직 구성과 추진과제 발굴, 관리자 대상 교육 등 실행 기반 마련이다.
현장 안전관리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달 30일 인천 LNG 생산기지에서 취임 이후 첫 현장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진 전원이 참여해 LNG 하역설비와 비상 대응체계를 직접 점검하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주요 경영진이 생산시설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사회 의사결정과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를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 국내 AI 전문기업 트루엔과 무인 공급관리소의 침입 및 이상상황을 탐지하는 AI CCTV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시범운영 초기보다 오탐지가 줄어드는 등 탐지 성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가스공사는 실증 기간을 연장해 기술의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 사업은 홍 사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한 기술협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새 경영진의 전사 AI 전환방향과도 연결된다.
가스공사의 공급망 규모를 고려하면 이러한 운영혁신의 의미는 작지 않다.
가스공사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배관은 5346km, 공급관리소는 445개소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34개 도시가스사와 28개 발전사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대규모 공급시설에서 발생하는 운영정보를 정교하게 활용하고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공기업의 핵심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역경제와의 상생도 확대하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달 28일 iM뱅크와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펀드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기존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600억원으로 확대하고 각각 3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업체당 최대 5억원을 대출하고 조건에 따라 최대 3.2%포인트의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본사가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의 기업 자금조달을 지원하면서 공공기관의 지역경제 기여를 확대하려는 조치다.
홍 사장이 추진하는 경영혁신에는 재무건전성 회복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가스공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1조585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8.0%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397%에서 6월 말 345%로 낮아졌다.
이는 홍 사장 취임 이전에 형성된 실적이다. 새 경영진은 이러한 재무개선 흐름을 이어가면서 14조원대 미수금 관리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병행해야 한다.
가스공사의 역할 확대가 무리한 신규 투자보다 기존 공급망과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력거래소와의 정보연계, 전사 AI 조직, 현장 이사회는 모두 기존 사업의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조치다. 향후 수급예측 정확도와 시설 운영 효율, 안전관리 실적이 개선된다면 경영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홍 사장의 취임 100일은 에너지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을 구체적인 조직과 협력체계로 옮긴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구축 중인 전산시스템과 AI 기술이 실제 수급관리와 비용 절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다.
가스공사가 기존 공급 인프라에 데이터와 현장 중심 경영을 결합해 운영 경쟁력을 높인다면 국가 에너지 안보와 첨단산업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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