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페로 저. 이영림 역.이은주 옮김, 752쪽, 4만원, 글항아리
방의 역사는 곧 ‘은밀함의 역사’이다! 2009년 프랑스 ‘페미나상’ 수상작 『방의 역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거처로써 ‘방’이 변화해온 역사와 다채로운 이야기·이미지를 아우른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겨냥한 방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 존재의 무대인 사적인 공간으로써의 방이다. 저자 미셸 페로는 방의 역사를 내밀성의 역사와 연결시킨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방에서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게 되는 과정 중 나타나는 삶의 방식의 변화를 거대한 흐름 속에서 펼쳐낸다.

한창훈 저, 268쪽, 1만2000원, 문학동네
한창훈의 이번 신작 소설집 『그 남자의 연애사』 속 사랑 이야기는 삶과 사랑의 겸침이다. 그가 들려주는 편편의 사랑 속에는 삶의 무늬(의지)가 스며들어 있고, 우리가 겪는 삶(사랑)의 시작과 끝을 말하고 있으며 그 안에 파도치는 다양한 연애(삶의 무늬)의 형국이 섬세하게 갖가지 일화로 뻗어 있다. ‘사랑을 하자’가 ‘삶을 살자’로 읽히는 소설. 그런 연유로 이 소설집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하다가도 삶의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찬 의지를 다짐하게 된다. 외로운 사정으로 생겨난 숱한 아픈 사연들 속에서 꿈틀, 태동하는 삶의 의지. 바로 한창훈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김현선 저, 341쪽, 2만8000원, 한울아카데미
이 책은 미군 기지촌 여성의 첫 번째 증언록이며, 한국에도 ‘군대 위안부’가 존재하고 있음을 육성으로 밝히는 최초의 책이다. 지금까지 기지촌이나 기지촌 여성문제를 다루기 위해 여러 시도들이 있었지만 기지촌 여성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경험과 고통을 증언한 것은 처음이다. 또한 미군기지 주변의 성매매여성이 미군 위안부로서 의도적으로 통제, 관리받으며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었던 피해자임을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는 의미도 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른 증언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속속 나올 것이며, 이러한 증언을 토대로 한미 양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활동도 시작될 것이다.
<이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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