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號 지금은 아직 갈길이 멀다

문화라이프 / 홍성민 / 2013-09-16 13:22:18
크로아티아 전 패배, ‘골 결정력’ 여전히 문제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아직 갈 길이 멀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축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난항을 겪고 있다. 1승 3무 2패. 홍명보호가 2014브라질월드컵을 10개월 가량 앞두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경기 후반 비다와 칼리니치에게 내리 골을 내줬으나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이근호(상주)의 헤딩 만회골로 1-2로 패했다.

지난 2월 런던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크로아티아에 0-4 완패를 당한 후 안방에서 설욕을 노렸던 대표팀이지만 또다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크로아티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7일 세르비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 탓에 체력적인 부담과 시차적응 문제 등을 안고 있었지만 경기에서는 강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 중심 ‘중원의 해결사’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공격의 핵’ 마리오 만주치키(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요원의 공백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홍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6일 아이티전(4-1 승)과 10일 크로아티아전 등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조합을 실험했다. 앞선 4차례의 평가전은 국내 K리거와 일본 J리거 등을 위주로 치른 반면 이번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2연전은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여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구축했다.


◇잘 싸웠지만 ‘공격·미드필더·수비’ 모두 재점검 필요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조동건(수원)과 지동원(선더랜드) 등이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이들이 답답했던 골 결정력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주기를 바랐다. 지동원과 조동건은 각각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미비한 활약에 그쳐 박주영(아스날)의 공백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대표팀 선발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어 소속팀 아스날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은 아쉬운 상황이다. 그만큼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갈증이 심각하다.

오히려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가 뛸 때 홍명보호는 더욱 위력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홍명보호에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구자철을 비롯해 크로아티아전 후반 추가시간에 멋진 헤딩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린 이근호(상주)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홍명보호가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자철을 원톱으로 기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골 결정력에 대한 부분은 상대팀이었던 이고르 스티마치 크로아티아 감독도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평가했다.

스티마치 감독은 “한국은 경쟁력이 높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선수들이 자신의 몫을 했다고 본다”면서도 “부족했던 점은 골 결정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골을 넣지 못하면 진다. 보완을 해야 한다”며 “한국은 스피드, 기술, 조직력, 호흡 등이 완성된 팀이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스티마치 감독의 골 결정력 지적에 홍 감독은 “현재 (원톱 공격수에 해당하는 선수가)많은 숫자가 있는 게 아니고 (후보로)거론되는 선수들은 전혀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며 “대안을 찾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전술의 핵심인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주인공 찾기에도 고심 중이다.

아이티전에서는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선발 출전했고, 크로아티아전에서는 구자철과 박종우(부산)가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중원에서 연결되는 패스 플레이가 부족했다. 특히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밀려 수비진에서 한 번에 연결되는 롱 패스가 많았다.

수비진도 재점검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줄곧 ‘수비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홍명보호는 지난 7월 동아시안컵과 지난달 페루와의 평가전 등 4경기에서 2실점에 그치며 준수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던 공격진과 달리 호평 받을 만 했다.

하지만 이번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수비 집중력 부족이 드러났다. 2경기 연속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허용하는 불안함을 보였다.

크로아티아전을 마친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알 샤밥)은 “수비수들의 책임감과 집중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월드컵을 위해 앞으로 이런 점들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명보호 최종목표 ‘2014브라질월드컵’, 좌절할 필요 없다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6경기에서 1승3무2패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점했다고 볼 수 있는 팀은 크로아티아 정도였음에도 저조한 성적이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아직은 백색의 도화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정도다. 홍명보호의 최종 목표는 평가전이 아닌 내년 월드컵이기 때문이다.
홍명보호는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보다 많은 강팀들과 맞붙어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지는 것도 경험이다.

홍명보호는 크로아티아전을 마치고 해산했다. 해외파 선수들은 11일 인천국제공항 등을 통해 각자의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홍심(心)’을 사로잡은 태극전사들은 다음달 예정된 두 차례의 평가전 때 재부름을 받는다. 홍명보호는 세계 최강 브라질(10월12일)과 아프리카 복병 말리(10월15일)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브라질과는 지난 2002년 11월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 이후 11년 만에 치르는 맞대결이다. 내년 월드컵 개최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치르는 빅매치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통산 역대 전적에서 1승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1999년 3월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것이 유일한 승리다.

브라질에는 FC바르셀로나의 골잡이 네이마르를 비롯해 오스카(첼시), 루이스 구스타보(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홍명보호는 브라질을 상대한 뒤 말리(FIFA랭킹 32위)와 격돌한다. A매치 첫 맞대결이다. 말리는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지역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올해 3월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3위를 차지한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한편, 홍 감독은 브라질, 말리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해 영국 출장을 떠난다. 홍 감독은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도 독일에서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 등 분데스리거들의 기량을 살핀 바 있다. 영국 출장 일정에는 박주영과의 면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영국 방문 일정에 대해 “(영국 방문)일정이 정리가 됐다. 박주영을 만날 수도 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박주영과 이야기를 나눈다면)앞으로 얼마나 긍정적인 부분이 있겠느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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