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도파업 응원에는 이유가 있다

오피니언 / 김세헌 / 2013-12-13 17:43:11

[토요경제=김세헌기자] 이달 9일부터 시작된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을 두고 말이 많다. ‘심상치 않다’ ‘주말이 고비다’ ‘장기화 될 것이다’라는 등의 무성한 말이 오가고 있지만, 목적지 없는 열차처럼 그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김세헌 기자

당초 정부가 우려했던 대로 철도노조 파업이 13일 현재 5일째로 접어들면서 산업계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도파업으로 화물운송은 평시대비 30%대에 그치면서 철도운송 의존도가 큰 사업에서 운송차질이 벌이지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수급차질로 인한 생산중단, 수출입 차질 등 산업계에 피해가 우려된다는 산업부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철도파업을 바라보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쟁구도를 피하기 위한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시민들의 불편과 물류 수송에 차질이 야기하고 있다며 노조원들을 비판하고 있다.


코레일 역시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조원 전원을 대상으로 ‘직위해제’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3일 현재 코레일로부터 직위해제된 노조원은 7843명으로, 이는 전날보다 235명 증가한 수치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 생각 없이 노조원들을 직위해제하고 고소·고발했다며 정부와 코레일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파업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불법 파업으로 몰아간 코레일이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6000명을 직위해제 한 것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여기에 종교·법조·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의 파업지지가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13일 서울에서 ‘철도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사회적 대화 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철도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자들의 갈등이 국민들에 큰 부담을 안기고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밝히며 갈등과 대립보다는 대화와 상생을 위한 노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에 국제노동계도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의 철도민영화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ITF(국제운수노련) 대표단은 지난 12일 정부와 코레일에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재검토, 철도노조 조합원에 대한 탄압 중단, 노조와의 대화를 촉구했다.


ITF 대표단은 철도노조 파업 지지와 한국 정부의 노동기본권 탄압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전날 급하게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대표단은 철도노조에 대한 한국 정부와 코레일의 과도한 대응에 대해서도 ‘경악할 만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코레일의 ‘경악한 만한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코레일은 노조원 가족들에게까지 ‘철도파업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노조원 자녀들에게까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 확인되면서 반인륜적이고 파렴치한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코레일의 연이어진 강공에도 현재 철도파업 참가율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철도노조는 각 지부별로 민영화의 폐해에 대한 대국민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데, 철도파업에 대한 국민적 지지여론에 힘을 얻으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는 여당과 코레일이 “철도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은 국민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과 상반된 모습이다.


야당의 철도파업 지지는 차치하더라도, 시민사회와 국제사회, 국민적 지지여론 확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쯤해서 기자는 묻고 싶다. 정부와 여당, 코레일은 언제까지 현실을 ‘상상’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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