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롯데와 롯데제과도 롯데家 일원으로 채워져
내부거래 규모 약5000억 늘어…롯데 세무조사중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의 최고 의사결정 조직인 이사회가 지배주주 일가 위주로 구성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가는 롯데쇼핑뿐 아니라 호텔롯데와 롯데제과도 이사회 구성이 지배주주 일가로 구성돼 있어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쇼핑의 사내 등기이사 5명 중 3명은 지배주주 일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배주주 일가 위주로 운영되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재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의 사내 등기이사 3명은 신헌 롯데쇼핑 대표(사장)와 전문경영인 이인원 정책본부(그룹 컨트롤타워) 본부장 등을 제외한 지배주주 일가로 구성돼 있다.
롯데그룹의 ‘왕회장’이자 창업주이며 지배주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 총괄회장과 차남 신동빈(59세) 롯데그룹 회장, 장녀 신영자(72세) 롯데쇼핑 사장 겸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신동주 부회장과 신동빈 그룹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제과의 사내이사로도 등재가 돼 있다.
호텔롯데 같은 경우는 신격호 명예 총괄회장과 장남인 신동주(60세) 일본롯데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등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사내이사 6명 중 3명이 롯데가의 일원인 것이다.
롯데제과는 1명을 제외한 3명 중 2명이 지배주주 일가다. 사내이사 1명을 제외한 2명은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그룹회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주요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사내 등기이사 5명 중 60%가 지배주주 일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혈연으로 뭉쳐진 지배주주들이 그룹 계열사 3곳 모두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보다 지배주주 일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사회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해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전문경영인 4명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단 한 번의 반대도 없는 이사회 안건
이와 관련, 이들 회사는 사외이사가 지난 한 해 동안 이사회 주요 안건에 대해 단 한 차례의 반대표도 던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쇼핑은 총 80여 건의 안건과 관련, 6명의 사외이사가 단 한 번의 반대표도 행사하지 않았던 것이다.
롯데쇼핑의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 2011년 말 3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3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국세청은 롯데쇼핑의 내부거래나 해외 혹은 신규 사업을 통한 탈세 여부, 지배주주 일가 간의 비정상적인 경영권 승계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세청이 롯데쇼핑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꾸준히 제기돼 온 ‘롯데그룹 손보기’의 서막이 오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관심은 국세청의 칼끝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의 여부다.
롯데쇼핑의 해외 법인은 물론 오너 일가의 탈세와 해외 은닉재산 등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국세청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지방국세청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등 롯데쇼핑 4개 사업본부에 대한 동시다발적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조사1·2·4국과 국제거래조사1과 등 12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롯데 세무조사, 검찰 조사 가기 위한 단계?
주목할 만 한 점은 특별 세무조사 때 동원되는 조사4국과 국제거래조사과 인력이 현장에 나갔다는 것이다.
국세청 안팎에선 이를 두고 “단순한 인력 지원이라기보다는 롯데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하겠다는 의지이다”고 보고 있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도 “정기 세무조사인 것 같다”며 “아직 (국세청에서)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지 못 해 답답하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측은 일단 지난 2009년 이후 약 4년 만에 시행되는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단순히 정기조사로 넘기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먼저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롯데호텔에 대한 세무조사가 끝난 지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정기 세무조사와는 달리 사전 통보도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세무조사는 롯데쇼핑과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와 편법 지원 등을 통한 탈루 여부 등에 대한 정황을 포착하고 기획 조사를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의 광고계열사인 대흥기획과 롯데시네마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 각각 공정위와 감사원으로부터 조사와 감사를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포인트는 조사 주체다. 이번 조사에 특별 세무조사나 기획조사 등을 맡아 ‘국세청의 중수부’라 불리는 조사4국을 비롯해 조사1국과 조사2국, 국제거래조사국 등이 대거 투입됐기 때문이다.
조사4국은 이미 롯데쇼핑에 대한 서류와 전산자료 압수에 이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금융거래까지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국세청 조사1국은 대기업을, 조사2국은 유통기업을 담당하며, 국제거래조사국은 외국계 기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수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정부 들어 CJ그룹 등 대기업 오너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도 국세청의 이번 조사가 갖는 의미를 가볍게 넘기게 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시범 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롯데그룹의 수많은 계열사 중 한 곳에 대한 세무조사지만 최근 총수가 구속된 CJ그룹 상황처럼 발전할 수도 있다”며 “이번 세무조사는 검찰 조사로 가기 위한 단계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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