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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앞두고 환율과 금리 흐름에 촉각을 세웠다. 국제유가가 70달러대에 진입하며 물가 부담은 일부 낮아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1510원대에서 쉽게 내려오지 못했다. 하반기 거시경제의 핵심 변수는 국내 기준금리보다 미국 금리 경로와 달러 방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0원 오른 1513.4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유가 하락과 달러 약세 영향으로 1509원대까지 내려갔지만, 미국 FOMC를 앞둔 경계감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맞물리며 다시 1510원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미 연준은 16~17일 이틀간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18일 새벽 결과가 확인된다.
시장은 기준금리 자체보다 회견 문구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관건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물가와 경기,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표현을 쓰느냐다. 특히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과 점도표(dot plot)가 달러 흐름을 다시 흔들 수 있다.
원화에는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하방 요인은 유가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기대가 커지며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됐다. 이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개월 만에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유가 하락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물가와 무역수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뚜렷해지지는 않았다. KB국민은행은 17일 달러·원 환율이 1505~1515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하락과 미 국채금리 하락은 원화에 우호적이지만, 1500원대 초반에서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유입되고 달러·엔 환율이 높은 수준에 머무는 점이 원화 강세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 수급도 변수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 원화에는 강세 요인이 된다. 반대로 FOMC 경계감에 외국인 자금이 빠지면 환율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17일 장중 원화가 유가 안정이라는 호재에도 뚜렷하게 강해지지 못한 배경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환율 1510원대는 부담이다. 수입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 둔화를 늦출 수 있고, 기업의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신 폭도 좁아진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려면 금리 인하 여지가 필요하지만, 환율 불안이 커지면 인하 결정이 쉽지 않다.
반면 유가 안정은 긍정적 신호다. 원유 가격이 낮아지면 정유·항공·화학 등 업종별 손익에는 엇갈린 영향을 주지만, 거시경제 전체로는 에너지 수입 부담을 줄인다. 물가 안정과 경상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중동 정세가 완전히 안정된 것은 아니어서 유가 하락을 확정적 추세로 보기에는 이르다.
결국 17일 시장의 핵심은 ‘유가 안정 대 FOMC 경계’였다. 유가 하락은 원화 강세 요인이었지만, 미국 금리 결정과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을 앞둔 관망 심리가 이를 상쇄했다. 18일 새벽 FOMC 결과와 회견 내용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다음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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