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기 대형 국책사업, 졸속 처리 우려…정치권·업계 일제히 반발
한화오션 군사기밀 의혹 불입건 결정…수의계약 명분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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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사업청<사진=연합뉴스> |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의 수의계약 추진 움직임이 정권 교체기를 틈탄 ‘밀실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정치권과 산업계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오는 24일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에서 수의계약 방식이 다수결로 강행될 경우, 그 정당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설계 연속성을 이유로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을 추진해 왔으나, 군사기밀 탈취 혐의로 법적 다툼까지 벌였던 양사 간 갈등과 정치적 부담으로 수차례 논의를 연기하며 ‘공동설계 및 분할건조’ 등의 상생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산업부가 양사를 ‘복수 방산업체’로 지정하면서 경쟁입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던 분위기 속에서도, 방사청은 최근 다시 수의계약 추진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사청이 KDDX 사업을 HD현대중공업에 몰아주기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방사청은 24일 열리는 분과위에 앞서 민간위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선행보고에서 “반대하면 다수결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분과위는 방사청과 정부 측 20명, 민간위원 6명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방사청 주도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다. 민간위원 전원이 수의계약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역할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40일도 남지 않은 과도정부가 대규모 전략사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방사청의 일방적 수의계약 추진을 견제하고 있다. “정권 말기 특정 기업 밀어주기 의혹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방부 장관이 공석인 가운데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의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방문까지 맞물리며, 특정 기업을 편드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KDDX 개념설계 불법 보관 의혹으로 한화오션이 수사를 받았던 사안은 최근 국군방첩사령부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요건 불충족 및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불입건 결론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의혹 제기가 수의계약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함정사업의 특수성과 절차의 공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합리적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후속함 건조가 경쟁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인 만큼, 상세설계 역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 선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분과위가 수의계약을 결정할 경우, 이는 향후 국방 사업 전반의 공정성 신뢰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사청의 판단과 절차적 정당성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2012, 한화오션)와 기본설계(2020, HD현대중공업)를 거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를 앞두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설계를 맡는 것은 관행이라는 입장이며,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과 관련해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바 있다며 경쟁입찰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과 관련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20년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불법 취득해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고, 2022~2023년 사이 9명 전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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