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자금 확보 대안으로 ‘파킹통장’ 공격적 발행…“역마진 우려”
공모주 청약 앞두고 대기수요 노린 ‘연 2% 이자’ 제시 출자금통장 부활
일각서 “단기성 상품 수단이 아닌 안정적인 운용수익 위한 전략 필요”
문혜원
maya4you@naver.com | 2021-07-23 13:23:26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정부의 대출규제로 수그러들었던 저축은행의 ‘파킹통장(parking)’이 최근 다시 인기몰이 중이다. 다음 주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대기자금이 생기면서 저축은행들이 금리경쟁력을 갖추면서 자금조달 확보차원에서 기회를 노리고 대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킹통장이란 ‘차를 주차해둣이 잠시동안 돈을 맡겨두는 통장’을 의미한다.
최근 몇 년 간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가 인하되면서 저축은행권의 요구불예금(입출금통장) 중심의 ‘파킹통장’의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2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파킹통장 출시가 부활하고 있다. 파킹통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단기간에 돈을 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일반 통장금리는 연 0.1%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 파킹통장금리는 연2%대로 이자가 높아 이른바 ‘금리 노마드족’에게 주목받고 있다.
저축은행권 중 페퍼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이 제일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2월 초 츨시한 ‘페퍼룰루 파킹통장’이 그 주인공이다. 예치금 300만원까지 최대 연 2%의 금리를 적용하며, 3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엔 연 1.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대 입금 규모는 2억 원으로 제한된다.
페퍼룰루 파킹통장은 출시 2개월 만에 3만개의 계좌를 끌어들였다. 지난 4월 기준 유치금액은 1000억 원에 이른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올해 초 ‘뱅뱅뱅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을 출시 한 바 있다. 단 하루만 맡겨도 세전 1.6% 금리를 제공한다. 예치 기간에 따라 3개월 이상 연 1.7%, 6개월 이상 연 1.8%, 9개월 이상 연 1.9%의 금리를 준다.
OK금융그룹의 계열사인 OK저축은행도 지난14일 대형 공모주 청약 일정에 발맞춰 요구불 예금(입출금예금)인 ‘OK파킹대박통장’의 금리를 일시적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OK파킹대박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1.8%(세전)다. 여기에 개설 후 은행 및 증권사 앱(App)의 ‘오픈뱅킹(Open banking)’에 해당 계좌를 등록하면, 등록 다음날부터 0.2%포인트(p)의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대 연 2.0%(세전)를 받을 수 있다.
단, 30억 원 초과 분에 대해서는 0.1%(세전, 우대금리 포함 시 0.3%)가 적용된다. 이번 특판 금리는 기존에 상품을 가지고 있거나 새로 가입한 경우 모두에게 적용되며, 다음달 31일까지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을 출시하는 배경에 대해 다음 주 공모주 청약에 관한 열기에 따라 대기수요를 노리고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분석한다.
또한 현재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보다 예금금리가 높고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확보를 하는 어려운 면도 있어 파킹통장을 대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추가 대출 확대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은행권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리자 수신자금을 채우려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이자상품의 파킹통장을 공격적으로 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저축은행들은 파격적인 연 2%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 상품 덕에 올해 상반기에만 수신자금이 5조원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가 집계한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85조9120억원으로 전달(83조6889억원)보다 2조2231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5월 요구불예금은 7조2402억원으로 전달(5조2857억원)보다 1조9545억원 상승했다.
저축은행 요구불예금이 한 달 만에 2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은 4월 76조526억원에서 5월 76조2763억원으로 223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파킹통장은 단기자금조달 수단이기 때문에 운용수익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향후 역마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파킹통장을 임시방편으로 자본조달 수단을 끌기 위함이 아닌 안정적인 운용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실 저축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주면서까지 파킹통장을 발행하는 것은 어느 정도 빠져나갈 것을 염두해 두고 출시하는 셈”이라며,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서 가입자들을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를테면, 계좌를 활용해서 가입자에게 부과혜택을 주는 식의 서비스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저축은행들이 당장의 경기상황 때문에 금리를 더 주고 자금조달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는데 장기적인 운용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역마진 가능성 대비 리스크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